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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현대모비스, 자율주행기술 세계 톱 수준으로…글로벌 미래차 시장 선점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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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이 미래다 ◆

매일경제

임영득 사장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입력하자 자동차는 5세대(5G) 통신망을 통해 가장 빠른 길을 검색하고 주행을 시작한다. 자동차는 외부와 끊임없이 통신해 주행 환경을 파악하고 최적 경로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며 주행한다. 자동차가 스스로 달리기 때문에 탑승자는 이동 중에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영상회의를 하거나, 자료를 검토하며 밀린 업무를 할 수 있고, 또 부족한 잠을 청하거나 동영상을 시청하는 등 여가를 취할 수 있다. 차량 내부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자동차는 고령의 운전자가 갑작스레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자 가장 인근의 병원에 자동으로 전화를 연결하고, 운전자가 편히 쉴 수 있도록 좌석을 눕혀준다.

위 상황은 현대모비스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중 일부다. 특히 최근 타 산업과 통신기술이 융합·적용되는 4차 산업혁명이 주목받는 만큼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이 어떻게 미래 자동차에 접목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선보여 전 세계 관람객의 관심을 모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완전한 자율주행차의 구현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자동차 기술 자체의 발전에 더해 통신기술이 융합되어야 한다고 본다. 자율주행차는 기본적으로 센서를 통해 상황을 인식하며, 전자제어장치(ECU) 등에서 그 상황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판단해 기계장치들을 제어한다.

하지만 외부 상황을 인지하는 센서가 아무리 발전해도 도로에서의 갑작스러운 사고나 앞 차량이 갑자기 차선을 바꿨다는 상황까지 파악하는 것은 힘들다. 이 때문에 차량과 사물 간 통신을 의미하는 V2X(Vehicle to X) 통신 기술의 발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차량과 인프라스트럭처 혹은 차량과 차량이 통신을 이용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주변 상황을 공유함으로써 차량 주변뿐 아니라 더 넓은 지역의 환경을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통신 기술이 포함된 자율주행차 기술 확보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4년에는 보행자 인식과 전방 차량 추월, 상황별 자동 제동 및 가속과 감속 기능을 구현하는 자율주행시스템, 그리고 원하는 장소의 빈 공간을 찾아 스스로 주차하는 자율주차시스템을 시연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기술 확보가 결국 회사의 미래라는 믿음으로 관련 기술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3년에는 600억원을 투자해 전자장치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전장연구동을 신축했으며 관련 연구 인력도 대폭 강화했다. 현대모비스는 아낌없는 지원과 투자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자율주행기술의 성능과 신뢰성을 확보해 양산 준비를 완료하고, 이후부터는 세계 미래차 시장에서 해외 선진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쟁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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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정부로부터 운행 허가를 받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자율주행 임시허가 차량. [사진 제공 =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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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는 특히 자율주행차로 가기 위한 전제 조건인 첨단운전자지원(DAS)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AS 기술의 구현 원리는 자율주행기술과 기본 원리가 크게 다르지 않다. DAS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는지가 자율주행차 개발 시기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내재화해 온 DAS 기술과 센서·측위·제어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2020년 이후 자율주행기술 양산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선행연구가 한창인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임시 운행 허가증을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았다.

앞서 현대자동차와 서울대 연구팀이 자율주행차 임시 허가를 받은 바 있지만, 국내 부품사 가운데 정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 허가를 취득한 것은 현대모비스가 최초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정부에서 시험운행구역으로 지정한 고속도로(서울-신갈-호법 41㎞)와 국도(수원, 평택, 용인, 파주 등 ) 등 총 320㎞ 구간을 오가며 기술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국민차로 불리는 현대차 쏘나타에 개발 중인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했다. 차량 앞·뒤·측면에는 레이더 5개와 전방 카메라 1개, 제어 장치(MicroAutobox)가 장착됐다. 각 레이더와 카메라 센서는 차 주변 360도를 감지해 각종 주행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차는 앞차와의 거리 유지, 충돌 방지, 차선 변경 등을 스스로 수행하게 되며 최대 시속 110㎞ 속도까지 시스템 제어가 가능하다.

현대모비스가 구현할 자율주행기술은 레벨 3단계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0~4로 나뉜다. 레벨3은 부분 자율주행 단계로 운전자가 손발을 자유롭게 두면서 고속도로 주행과 같은 특정한 상황에서는 주행 상황을 주시하지 않아도 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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