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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우크라 망명 前 러 하원의원 총격 피살…"청부 살해 가능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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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비판 발언으로 크렘린 심기 건드려…우크라 대통령 "국가 테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전(前) 러시아 하원 의원이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내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살해됐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전 공산당 소속 러시아 하원 의원 데니스 보로넨코프(45)가 이날 오전 11시 25분께 키예프 시내의 프리미어팔라스 호텔 인근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아 현장에서 숨졌다.

보도에 따르면 보로넨코프는 이날 경호원과 함께 숙소인 팔라스 호텔에서 나오는 순간 괴한의 총격을 받았고 이에 경호원이 응사하며 양측 간에 교전이 벌어졌다.

교전 결과 보로넨코프는 배와 목에 3~4발의 총을 맞고 사망했고, 경호원과 총격을 가한 범인은 모두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범인은 이후 병원에서 숨졌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범인의 정확한 신원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청부 살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보로넨코프 피살이 '국가 테러리즘'이자 '교활한 살인'이라며 러시아에 화살을 돌렸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보로넨코프 피살 사건에 연루됐다는 주장은 난센스라고 반박했다.

지난 2011~16년 하원 의원을 지낸 보로넨코프는 같은 시기 함께 하원 의원으로 활동했던 부인과 함께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로 이주했고 같은 해 12월 우크라이나 국적을 획득했다.

그는 러시아 보안당국의 집중 조사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웠다고 망명 이유를 설명했다.

보로넨코프는 망명 후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하는 조약에 찬성하지 않았으며 당시 크림 주민들은 더 잘 살 수 있다는 경제적 기대 때문에 주민투표에서 크림의 러시아 복속을 지지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크렘린궁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했다.

그는 또 2014년 축출된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현지 검찰 수사에도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검찰은 보로넨코프가 수백만 달러의 개인 기업 재산을 횡령한 혐의로 그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국제수배를 요청한 상태였다.

보로넨코프의 동료들은 그의 반정부 성향 활동이 피살 원인이 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연합뉴스

숨진 보로넨코프 전 러시아 하원 의원 [타스=연합뉴스]



연합뉴스

보로넨코프 총격 피살 현장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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