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내수체력 튼튼株, 사드악재 안 통했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롯데그룹을 강타한 가운데, 그룹 계열사 중 유독 롯데하이마트는 '나 홀로'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F&F와 모두투어 등 중국의 보복에 민감할 것으로 전망됐던 상당수 종목도 예상 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업들은 중국 등 국외 판매보다 내수 비중이 월등히 높다는 게 공통점이다.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앞다퉈 내수 부양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점과 맞물려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국내 소비자 구매력이 높아진 점도 주가 상승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달 15일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 금지를 발표하자 시장은 다시 요동쳤다. 특히 사드 용지를 제공한 롯데는 중국에서 불매운동 대상이 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면서 그룹 계열사 주가도 하락했다. 이날부터 이달 23일까지 약 1개월간 롯데쇼핑이 16.6% 하락했으며 롯데제과 주가도 12.1% 내렸다. 반면 같은 기간 롯데하이마트 주가는 7.5% 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0억원, 215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하이마트는 2012년 롯데에 인수된 이후 국외 진출 전략을 축소했다. 그 대신 새 매장 대부분을 롯데마트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국내 판매망을 빠르게 확장했다. 현재 전국의 점포는 457개이며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이 48%에 달한다. 온라인 부문 매출도 확대돼 올해 1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제품 등 판매 증가에 따른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는 삼성이나 LG 대리점과는 달리 다양한 회사의 제품을 비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휴대전화 판매 매출 비중도 상당한 만큼 양사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는 중견 패션기업 F&F는 업종 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강세를 기록 중이다. F&F는 디스커버리, MLB 등 외국 유명 브랜드를 라이선스 방식을 통해 국내에서 판매 중이다. 자체 브랜드 대신 국외 유명 브랜드와 제휴하는 방식이다. 과거 베네통, 레노마 등과도 협력했지만 소비자 선호도 변화에 따라 새 브랜드를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F&F는 백화점 등 전국 핵심 상권을 쥐고 있는 영업력이 강점이다.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했지만 각각 특성에 맞는 유통망 확보와 매출 보장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통망이 취약한 상권에는 대리점을 직영으로 두고 있다. 이 같은 경험에서 나온 영업 노하우가 꾸준한 실적의 기반이 되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268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자 주가는 연초 대비 51.0% 상승했다. 이 회사와 비교할 만한 기업으로 엠케이트렌드가 있다. NBA 브랜드 라이선스를 통한 의류 사업 방식도 같지만 중국 진출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아 주가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 12.8% 하락해 23일 52주 신저가까지 추락했다.

여행업계 우려와 달리 일부 여행주 주가는 상승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23일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모두투어가 대표적이다. 올해 들어 주가는 26.8% 상승했다. 중국 관련 악재가 나올 때마다 주가는 주춤했지만 이내 회복했다. 기본적으로 국내 여행주 매출이 국외 관광객의 국내 여행(인바운드)보다는 국내 관광객의 국외 여행(아웃바운드) 비중이 높다는 점이 상승 이유로 꼽힌다. 물론 모두투어를 이용하는 국내 고객 중에서도 최근 중국 여행 계획 취소 건수는 늘었다. 하지만 상당수 고객이 중국 대신 동남아시아와 일본으로 행선지를 바꾸면서 타격이 미미했다는 분석이다. 경쟁사 대비 낮은 주가수익비율(PER)도 상승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의 PER가 25.0배인 반면 모두투어는 20.1배다. 그만큼 경쟁사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얘기다. 적자를 기록 중인 자회사 자유투어가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 주가 상승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도 남아 있다.

[정우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