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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세월호 선체절단…"수색위해 필요" vs "마지막 증거물 훼손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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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사고원인 규명 위해 온전한 선체인양 필수"

해수부 "선미 객실부터 찌그러져…절단 불가피"

"선체조사위 설립준비단 구성해 활동해야"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세월호 참사 발생 1073일 만인 23일 정부가 세월호 선체의 인양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가운데 소관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선체절단’을 두고 팽팽한 이견을 보였다. 해수부는 향후 원활한 수색작업을 위해서는 선체절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선체가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마지막 증거물인 만큼 온전히 인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 4·16연대 등이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세월호 인양 국회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발제자인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정부가 주장해온 △과적 △고박 불량 △조타 미숙 등 세 가지 침몰 원인은 대법원 판결에서 부정되거나 일부만 인정되는 수준에 그쳤다”며 “정부가 만든 침몰 원인의 틀을 깨고 세월호 침몰에 관한 모든 정보와 자료를 모아 정밀 검토하고 의문점을 재정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재정리를 위해서는 선체가 온전히 인양된 후 정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인양과정 중 혹은 인양된 후 선체를 절단하려는 것은 정밀 조사와 미수습자 수습, 진상 규명 등을 온전히 이룰 수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박홍석 전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 역시 선체 절단이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조사관은 “해수부는 미수습자 수습과 선체조사 요구를 선체 정리로 수렴하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해 몇 가지 사항만 확인하면 될 뿐 진상규명은 필요없다는 식이다”라라며 “참사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국가기관의 입장이 맞는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유가족과 특조위가 선체 절단을 강력히 반대했음에도 강행하려는 현재 상황은 논리적으로 수긍하기 어렵고 사고 원인의 직접적 증거를 없애는 ‘적극적 증거 인멸의 행위’로도 보인다”고 꼬집었다.

해수부는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선 육상 거치 후 선체절단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이 자리에서 “세월호가 거꾸로 뒤집혀 선미부터 침몰하는 바람에 선미 객실부터 찌그려져 1~2m 가량 압축된 상태”라며 “이 때문에 선체 절단은 수색을 위해서라도 물리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원고 학생인 허다윤·조은화 양 등 미수습자들의 위치는 목격자 증언 등으로 어느 정도 추적해 놓은 상태”라며 “두 학생은 선미 객실 쪽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장완익 변호사(전 세월호특조위 비상임위원)는 지난 21일부터 시행 중인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과 관련해 “원활한 활동을 위해 선체조사위원회의 설립준비단을 구성해야 하며 이들이 적극적으로 선체 조사 업무에 참여해 활동할 수 있게 해수부 등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립준비단이 수행한 조사 내용들이 그대로 선체위원회에 인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손혜원·박주민·표창원 의원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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