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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발리 테러로 동생 잃은 영 외무차관…용의자에 찔린 경찰 살리려 뛰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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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5년 전 테러로 동생을 잃은 영국 외무차관 토비아스 엘우드(51·사진)가 이번에 테러 용의자의 흉기에 찔려 쓰러진 경찰관을 살리기 위해 현장에 뛰어들었다.

22일(현지시간) 런던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테러가 벌어졌을 때 보수당 하원의원이자 외무차관인 엘우드는 근처를 지나고 있었다. 흉기를 휘두르며 의사당으로 달려가던 용의자를 제지하던 한 경찰관이 흉기에 찔려 쓰러지는 것을 보고 그는 즉시 달려갔다. 위험하다며 만류하는 경찰의 손도 뿌리쳤다. 엘우드는 쓰러진 경찰관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응급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경찰관에게 심장마사지와 인공호흡을 했다. 상처에서 흐른 피가 엘우드의 손과 이마에 묻었다. 쓰러진 경찰관 키스 팔머(48)는 끝내 숨지고 말았지만 가디언, BBC 등 현지 언론은 “끔찍한 공격 앞에서도 용기를 보여줬다”며 엘우드에게 찬사를 보냈다. 엘우드의 동료 의원들도 일제히 그에게 경의를 표시했다. 벤 하울렛 보수당 의원은 트위터에 “엘우드는 진정한 영웅”이라고 썼고 팀 패런 자민당 대표는 “엘우드가 경찰관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고 말했다.

군 장교 출신인 엘우드는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나이트클럽 테러로 동생 존을 잃었다. 그는 현지로 날아가 동생의 시신을 직접 수습했다. 2012년 BBC 인터뷰에서 당시 사건을 돌아보며 “영국 대사관의 끔찍한 대응 방식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정보당국이 사전에 테러정보를 파악하고도 아무 경고를 하지 않은 데 분노한다”고 밝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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