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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밤의 해변에서 혼자' 불륜에 답한 그들의 사랑 이야기 [무비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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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자전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홍상수 감독 曰)

우연의 일치라고 해야 할까. 자전적인 이야기를 넣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토록 묘하게 들어맞는 이야기도 없다. 유부남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의 이야기를 담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불륜을 인정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그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누어진다. 여배우인 영희(김민희)는 한국에서 유부남과의 만남이 주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아는 언니 지영(서영화)과 독일에서 생활한다. 영희는 독일로 오겠다고 말한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을 "난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며 기다린다.

한국으로 돌아온 영희는 지인들과 만나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랑의 본질적인 것에 대해 반추한다. 김민희를 둘러싼 지인들은 유부남과의 불륜에도 그녀를 지지해주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한다. 어느 날 헤어진 상원과 마주한 영희는 사랑 앞에서 결국 쌓였던 감정이 터진다. 상원은 책의 한 구절을 읽어주며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고 영희는 그 책을 품에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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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은 듯한 대사가 인상적이다. 홍상수 감독은 연출뿐만 아니라 시나리오도 직접 쓰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번 작품은 특히나 더 직설적이다. "제가 폭탄이잖아요. 파괴적이죠. 주위 사람들 괴롭히고 망가뜨리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흔들리지 않고 나답게 행동할 거야"(김민희), "내가 정상이 아니다. 너랑 사귄 그때부터. 괴물이 되가는 것 같다. 매일같이 지긋지긋하게 후회해"(문성근) 등 그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대변하는 듯한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앞서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자연스러운 연기와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그녀만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며 물 오른 연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불륜을 인정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그들만의 세상을 아름답게 포장한다. 결코 아름다울 수 없는 이야기는 그들의 세계에서만 아름답게 존재하는 듯하다. 23일 개봉.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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