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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SK건설, 이란 민자발전소·터키 현수교…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수익성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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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가 미래다 ◆

매일경제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조감도. [사진제공 = SK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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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은 올해 외형보다는 철저하게 수익성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저유가와 중국 기업 약진으로 경쟁이 심해지는 사업 환경에서 전통적인 시공 경쟁입찰보다 수익성이 좋은 투자개발형 사업 위주로 수주 활동을 전환할 예정이다.

SK건설은 그동안 'TSP 사업모델(개발형 사업)'을 통해 고수익 사업모델을 만들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해왔다. TSP는 'Total Solution Provider(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의 약자로, 국내 건설사의 주 사업 영역인 EPC(상세설계·구매·시공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투자, 기본설계 및 유지 관리까지 참여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SK건설만의 개발형 사업모델이다. 사업성 검토 등을 통해 양질의 사업을 기획·검토·제안해 사업화할 수 있고 경쟁 없이 수의계약 형식으로 공사를 따낼 수 있어 수익성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SK건설은 지난 17일 총사업비 34억유로(4조1440억원)에 달하는 5000㎽ 규모의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사업권을 따내며 이란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SK건설은 이란 민자발전사업권 확보를 위해 벨기에 유니트그룹이 설립한 유니트인터내셔널에너지 주식 30%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유니트인터내셔널에너지는 유니트그룹이 터키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지난 1월 23일 이란 정부로부터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사업권을 확보하고 이란 국영전력회사인 TPPH(Thermal Power Plants Holding)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에 대한 전력구매계약까지 완료했다.

이 사업은 이란 5개 지역에 5기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프로젝트로 이란에서 추진 중인 발전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SK건설은 발전소 공사를 도맡아 수행할 뿐 아니라 완공 후에도 30% 지분을 갖고 유니트그룹(지분 70%)과 공동으로 운영에 참여한다. SK건설은 2018년 1월 사베, 자헤단 2개 지역에 각각 1200㎽, 880㎽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공사에 들어간 뒤 순차적으로 나머지 3개 지역에서도 공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공사기간은 약 30개월이며 2020년 하반기부터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터키에서 따낸 차나칼레 프로젝트는 총 3623m 길이 현수교와 연결도로(81㎞)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다르다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차나칼레주의 라프세키(아시아)와 겔리볼루(유럽)를 연결하는 왕복 6차로 다리다. 이 프로젝트는 총사업비 3조5000억원, 공사비 3조760억원 규모 민간투자사업이다. SK건설은 이번 프로젝트 EPC뿐 아니라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완공 후 16년간 운영 수익을 보장받는다. 지난 1월 SK건설은 대림산업, 터키 건설업체인 리막, 야피 메르케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따냈고 각사 지분율은 25%로 동일하다.

터키 정부는 이 프로젝트 착공일을 지난 18일로 잡았다. 터키군이 1915년 1차 세계대전 당시 다르다넬스 해협에서 영국·프랑스 연합 함대를 무찌른 날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현수교 주탑 높이도 318m로 상징적이다. 준공은 터키 건국 100주년을 맞는 2023년으로 주탑 간 거리도 2023m로 만들기로 했다. 이 현수교가 지어지면 일본 고베의 아카시대교(1991m)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된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은 IHI·이토추상사 컨소시엄을 제치고 SK·대림 컨소시엄이 수주에 성공한 데는 SK건설의 풍부한 개발사업 경험이 결정적이었다. SK건설은 지난해 12월 성공적으로 개통한 터키의 유라시아 해저터널 사업을 통해 EPC 역량뿐 아니라 사업 개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운영을 아우르는 개발사업 역량을 인정받았다. 2008년 터키 정부로부터 유라시아 해저터널 사업권을 따내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제 금융시장이 경색되는 상황에서도 터키 정부, 대주단과의 치열한 협상을 통해 세계 유수 금융사의 PF 참여를 이끌어내며 사업을 완수했다.

이 밖에도 SK건설은 라오스에서 수력발전소를 짓는 민자발전사업과 국내에서도 총사업비 5조2000억원 규모 고성하이화력 민자발전사업 등 다양한 개발형 사업을 진행 중이다.

SK건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일찌감치 개발형 사업을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사업에 참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조율하고 책임 등을 명확히 하기 위한 법무 기능과 자금 조달을 위한 글로벌 금융사들과의 네트워킹이 개발형 사업 성공에 핵심이라는 게 SK건설 측 설명이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SK건설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해외에서 가장 많은 개발형 사업을 수주·진행하고 있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개발형 사업에서 오랜 시간 투자하고 준비한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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