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대선주자에 공정사회 등 과제 제언
“시장경제 원칙 흔들어선 안돼”… 상의, 23일 黨대표들에게 전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상의 회장단 72명은 22일 ‘제19대 대선 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을 발표했다. 제언문은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의 상황을 진단하면서 그 해법으로 공정사회, 시장경제, 미래번영이라는 3대 틀과 9대 과제를 명시했다. 박 회장은 23일 이 제언문을 들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5개 정당 대표를 직접 찾아갈 계획이다.
상의 회장단은 “이 상태로는 단 한 해도 더 갈 수 없다는 두려움이 경제계를 엄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때 변하지 못하면 0%대 성장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떨치기 어렵다”고 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외환위기 당시와 비견될 정도로 추락했다. 대한상의가 1월 발표한 1분기(1∼3월) 경기전망지수(BSI)는 68이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분기(4∼6월), 3분기(7∼9월), 4분기(10∼12월)의 BSI가 각각 65, 61, 66이었다.
회장단은 “(대선 주자들은) 이번 제언을 늘 하는 얘기로 치부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국가경제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인식을 공유하고 대선 주자와 경제계가 머리를 맞대 해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더라도 재계의 정책 제언까지 멈추게 해선 안 된다는 선언이다.
박 회장은 “장기적으로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변화, 누구나 지적하지만 고쳐지지 않는 정책, 시장경제 원칙의 틀을 흔드는 투망(投網)식 해법 등을 신중히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상의는 이번 제언문을 보수 및 진보 진영 학자 40명에게 자문한 뒤 작성했다. 지나치게 편향적인 내용을 담지 않기 위해서였다. 자문단들과 몇 차례 회의를 여는 한편 일부 전문가는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대한상의는 자문단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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