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사설] 세월호 인양 모든 논란과 갈등의 종착점 돼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어제 마침내 세월호 인양 작업이 시작됐다. 2014년 4월 16일 아침 이 배가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 침몰해 탑승객 476명 중 304명이 숨진 대참사가 발생한 지 1072일 만이다. 지금까지 3년을 버텨온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은 누구보다 애타게 이 배가 다시 물 위로 떠오르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세월호 인양은 이미 여러 차례 좌절을 겪었다. 참사 1주기인 2015년 4월 16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선체 인양을 공언했고, 정부는 그해 8월 중국 인양업체와 계약해 2016년 7월까지 인양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양 시점은 여섯 차례나 미뤄진 끝에 오늘에 이르러 이제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일에도 시험 인양을 시도하기로 했다가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자 곧바로 취소하기도 했다. 조석 간만의 차이가 가장 적은 소조기 중 파고와 풍속이 낮을 때만 가능한 인양 작업은 기술적으로도 고난도에 속한다. 세월호가 목포 신항에 거치돼 모든 인양 작업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이처럼 온갖 어려움을 겪은 끝에 이뤄지는 세월호 인양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세월호가 바닷속에 누워 있었던 지난 3년 동안 우리 사회는 그날의 상처를 완전히 아물게 하지 못했고 진상 규명을 둘러싼 갈등에도 종지부를 찍지 못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침몰이 선박 증축에 따른 복원성 부족과 화물 고정 결박 불량 같은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잠수함 충돌설 같은 온갖 의혹과 음모론이 난무했다.

세월호 인양은 이 모든 논란과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세월호가 뭍으로 나오는 순간 근거 없는 의혹과 음모론은 모두 바닷속으로 가라앉게 되기를 기대한다. 미수습자 가족을 비롯해 끝모를 슬픔에 젖어 있던 유족들도 이제는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이 다시 상처를 헤집으며 분노와 고통을 키워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세월호 인양을 계기로 모두가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다시는 이 땅에서 이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