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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드디어 시작된 세월호 인양…맹골수도마저 잠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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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드디어 본인양 들어간 세월호
(진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구역에서 본인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7.3.22 cityboy@yna.co.kr



(진도=연합뉴스) 진도 공동취재단·김태균 기자 = 3년여 만에 세월호 인양 작업이 시작된 22일 오후 8시 50분 전남 진도군 조도면의 맹골수도 해역은 바람이 더욱 잔잔해졌다.

쌀쌀했던 날씨도 되레 찬 기운이 사라져 마치 본인양이 시작되기를 기다린 듯했다.

세월호 인양 지점에 정박한 2대의 잭킹바지선은 백색과 주황색 불을 환히 밝히고 작업에 분주했다.

선체를 꺼내 올리는 본인양이 시작됐지만 잭킹바지선 2척 사이의 해수면은 아직 물결이나 거품 등 별다른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인양은 바닷속에서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금 시각 바깥 바다에서는 육안으로 어떤 상황도 감지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험인양과 본인양에 들어가면서 해수부와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는 현장 반경 1마일(1.6㎞)에 모든 선박의 접근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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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구나'
(진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구역에서 미수습자 가족이 본인양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오열하고 있다. 2017.3.22 cityboy@yna.co.kr



선박의 추진장치가 일으키는 물결이 세월호 선체를 묶은 인양줄(와이어)에 미세한 영향을 줘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맹골수도는 조류가 수시로 바뀌는 곳이어서 매초 돌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유독 민감하다"면서 "현장 근로자들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매우 클 것"이라고 전했다.

인양 현장 주변에는 해양경찰과 해양환경관리공단이 전남 지역에서 모은 방재선 20여대가 몰렸다.

선체가 인양되면서 미처 제거하지 못한 연료가 바다로 새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밤을 새우며 오염 방지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다.

해수부는 인양 현장 주변에 기름을 막는 3중의 '오일펜스'를 설치한 상태라고 전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시험인양 때에도 인양 현장에 선박 출입이 금지됐지만 본인양이 시작된 지금은 정말 어떤 경우에도 배가 들어가선 안 된다"며 "선체를 수면 위로 완전히 올리기로 예정된 23일 오전 11시까지는 성공 여부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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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세월호 인양작업 일별 예상 일정



본인양이 결정되기 전인 이날 오후 6시께 해가 떨어지자 잭킹바지선과 주변 방제선은 하나둘 조명을 켜며 밤샘인양을 위한 채비를 했다.

작업은 비교적 고요하게 진행됐고 센첸하오에서 '웅웅' 울리는 엔진 소리만이 밤바다의 정적을 깼다.

오후 8시가 되자 먼바다는 수평선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둠이 내려앉았다.

마치 침몰 이후 세월호가 물속에서 견뎌내야 했던 3년 가까운 세월을 보여주고, 차디찬 바닷속에서 아직 수습되지 못한 9명의 넋을 기리는 듯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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