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송민순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오늘(22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서울대 근대법학교육 100주년기념관에서 주최한 통일정책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을 위협한다는 구실로 핵을 개발한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송 총장은 우리 정부가 미국을 움직이기 위한 '지렛대'를 사용하려면 국내의 여론통합이 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대북정책은 워싱턴이 아니라 서울에서 시작한다"며 "그런데 문제는 서울에서 여론이 합쳐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송 총장은 북핵 문제를 다루려면 국내 여론을 통합하고, 또 미국과 중국 등 관련국들과 공동으로 대응방안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대통령 5년 임기 내에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믿으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아직 한 번도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바닥까지 가본 적이 없다"면서 "미국과 한국, 그리고 관련국이 이 문제를 최우선 순위를 둔다면 왜 미국이 북한과 외교관계 수립을 못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송 총장은 한국이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 놓인 상황을 거론하며 "'미국과 중국이 서로 끌어당기면 그만큼 우리의 몸값이 올라가는 게 아니냐'라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몸값이 올라가는 만큼 우리의 가랑이가 찢어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소한 한반도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이익이 타협할 수 있도록 우리가 역할을 해야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송 총장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사드를 빼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다만 (사드 배치) 결정을 이행하는 시간은 조절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사드 배치가) 당장 시급한 게 아닌 만큼 중국에 시간을 좀 주고 협상을 해나가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준비돼 있지 않아 걱정"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송 총장은 박근혜 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해 "남북을 연결하는 철도를 막아놓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나 유라시아구상을 실현할 수 있겠느냐"며 쓴소리를 했습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대해선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했지만 5월에 출범하는 새 정부가 개성공단을 당장 재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개성공단을 재개하려면 최소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지할 수 있다는 식의 미세한 변화라도 보여주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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