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2 (수)

63년만에 첫 고로 슬래브 확보, 동국제강 "흑자경영 발판 마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종합)동국제강 브라질산 슬래브 5.8만톤 입고…후판 고급화로 수익성 도약]

머니투데이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22일 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열린 ‘브라질 CSP제철소 슬래브 입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동국제강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브라질에서 생산된 슬래브(쇳물을 굳힌 철강 반제품) 5만8751톤이 약 2만km를 건너 동국제강의 품에 안겼습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22일 당진 후판공장에서 열린 브라질 CSP 제철소 슬래브 입고 기념식에서 "회사 설립 63년 만에 자체 고로에서 뽑아낸 쇳물로 슬래브를 만들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두와르도 빠렌찌 CSP 최고경영자와 동국제강 고객사 및 관계자 경영진 70여 명이 이날 행사를 지켜봤다.

브라질 고로 제철소는 장세주 회장이 취임한 2001년부터 꿈꿔왔던 숙원사업이다. 고로 제철소가 없었던 동국제강은 고품질 후판(선박과 플랜트 건조에 사용되는 두께 6mm 이상 판재) 생산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슬라브 확보가 늘 고민이었다.

동국제강이 기획을 맡고 브라질 발레와 포스코가 각각 철광석 원료 공급과 기술지원을 담당한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에는 총 55억 달러(약 6조2000억원)가 투자됐다. 사업 참여자가 많은 만큼 제철소 건설 과정이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투자 지분 조정에 대한 이견 등 난항을 겪으며 제철소 완공에는 4년이 걸렸다. 동국제강과 발레, 포스코가 각기 30%, 50%, 20% 지분을 갖고 사업을 추진했다.

브라질산 슬래브 입고는 동국제강에 안정적 공급망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장 부회장은 "그동안 국내외에서 공급받은 슬라브는 고급강의 경우 추가 구매비 발생 요인이 있었다"며 "원가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대진 후판영업담당 이사는 "중동쪽에서 들여오는 슬라브의 경우 추가적으로 톤당 250달러를 내야한다"며 "이 같은 추가비용을 40%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판 고급화'를 통한 수익성 확대도 꾀할 수 있다. 브라질 고로 제철소는 지난해 6월 첫 슬래브 생산 후 1년이 채 안된 현재 자동차 강판용 슬래브와 유정강관용 슬래브 등 고부가가치 고급강을 잇달아 생산했다. 올해 후판 고급강 판매 비중을 30%로 끌어올리려는 동국제강의 목표를 무리없이 뒷받침할 전망이다.

이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실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동국제강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곽진수 동국제강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는 지난해 보다 더 좋은 성적표가 기대된다"며 "오는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2000억원 회사채를 갚고 나면 더 이상 갚을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당진 후판공장은 브라질에서 들여온 슬래브을 후판으로 바꾸어내는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재가열로는 1150℃로 빨갛게 달궈진 슬래브를 쉴새 없이 토해냈다. 압연 과정을 거쳐 용도에 맞은 두께로 바뀐 후판은 냉각 야적장을 빼곡히 채워나갔다.

장 부회장은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으로 브라질 프로젝트에 도전했고 글로벌 철강벨트를 완성했다"며 "자체 슬래브 조달과 외부 판매를 통해 지속적인 흑자경영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