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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나는 역사다] 3월22일의 사람, 루이14세의 음악가 장바티스트 륄리(1632~1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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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아차, 지휘봉으로 발을 찍고 말았어



한겨레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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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탈리아에서 온 조바니 바티스타 룰리. 무용가이자 음악가란다. 1653년 프랑스 왕궁에서 공연된 <밤의 발레>에 곡을 썼지. 열두 시간이 넘는 공연이었어. 마지막에는 열네 살의 소년왕 루이14세가 태양으로 분장하고 무대에 올라 직접 춤을 추었고.

프랑스에서 나는 장바티스트 륄리로 불렸지. 거대한 지휘봉을 흔들며 내가 지은 곡을 직접 연주했어. 1670년의 <서민귀족> 공연은 근사했지. 최고의 제작진. 연극 극본을 쓴 사람은 프랑스 문학의 거장 몰리에르. 작곡은 내가 했고. 왕도 기뻐했지. 화려한 시절이었어.

나이가 들며 왕은 몸무게가 늘었지. 발레도 그만뒀어. 왕의 변덕을 맞추기 위해 한동안 나는 오페라를 작곡했지만, 왕은 오래지 않아 오페라도 시큰둥하더군. 나에 대한 총애도 식었어. 내가 여자 애인도 남자 애인도 많다며 사생활까지 트집 잡더라고.

그래도 나는 꿋꿋이 지휘봉을 흔들었지. 그러다가 1687년, 아차, 봉으로 내 발을 찍고 말았어. 상처가 썩더라. 살고 싶으면 다리를 자르자고 의사가 말하더군. 하지만 나는 무용가, 죽으면 죽었지 다리는 못 자른다고 답했지. 오늘(3월22일) 나는 숨을 거두지만 내 음악은 살아남기를.

김태권 만화가

한겨레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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