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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5분 거리 ‘朴과 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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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0층에서 조사를 받던 21일 오후, 그의 ‘40년 지기’ 최순실(61·구속 기소)씨는 옆 건물인 서울중앙지법 법정에 섰다. 직선거리로 350m, 도보로 5분 걸리는 거리다. 지난해 9월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 두 사람의 ‘물리적 거리’가 가장 가까우면서도 법의 심판대 앞에 선 운명 또한 비슷한 순간이었다.
서울신문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한 시간 ‘비선 실세’이자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씨가 바로 옆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에서 TV 뉴스로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소식을 접한 최씨는 재판 내내 차분하고 담담한 표정을 내보였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의 심리로 오후 2시부터 1시간 30분 남짓 진행된 재판에서 최씨는 옆자리 변호인과 귓속말을 하고 책상 위 문서를 쳐다보는 등 평소와 다르지 않은 행동을 보였다. 물을 마시고 머리를 만지거나 손톱을 뜯기도 했다. 그동안 법정에서 종종 보여 온 ‘일상적’ 행동들이다.

최씨와 함께 피고인석에 앉은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녹색 수의 차림의 안 전 수석은 초췌한 표정으로 앉아 간간이 변호사와 상의를 했다.

최씨의 변호인인 최광휴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최씨가 박 전 대통령 검찰 출두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지금은 (뭐라고)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으냐”고 전했다. 앞서 최씨는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소식을 듣고 대성통곡을 했다고 알려졌다.

최 변호사는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를 뉴스를 봐서 알고 있다”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날 검찰의 출두 요구에 불응했다. 최 변호사는 “최씨가 힘들어해 검찰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검찰 측에 답변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김인회 KT 부사장은 황창규 KT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더블루K의 용역 계약서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KT스키단 창단 계획서를 받았고, KT는 두 요청을 모두 고사했다고 증언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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