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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한겨레 사설] 민주당, 214만 선거인단 참여에 걸맞은 경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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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이 214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9일까지 1차 모집 기간에 162만9025명이 등록했고 12~21일의 2차 모집에 약 52만명이 추가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정당 경선에 200만명 넘는 시민이 참여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조기 대선에 대한 국민 특히 야당 지지자들의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는 걸 보여준다. 그에 걸맞게 민주당 경선의 수준도 한 단계 높아져야 한다.

경선 선거인단의 폭발적 증가엔 촛불집회 영향이 크다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 촛불집회를 통해서 무능하고 불의한 권력을 퇴진시킨 시민들이 이젠 정권교체를 위해 제1야당 경선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광장의 요구를 어떻게 실현할지를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검증해서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현재 여론조사를 보면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등 주요 세 후보의 지지율 합이 60%를 넘는다. 민주당 경선이 곧 대선 본선이란 말이 나오는 게 허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선 방식과 과정은 여전히 과거 사례를 답습하고 있어, 시민의 높은 참여 열기를 따라잡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표적인 게 텔레비전으로 중계되는 후보 토론이다. 민주당이 짧은 경선 기간에도 모두 10차례의 후보 토론을 진행하는 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21일까지 이뤄진 여섯차례의 토론을 보면 기대했던 것만큼 깊이있고 알찬 토론을 보여주진 못했다. 각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파헤쳐서 집권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수준까진 나가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 때문에 안희정·이재명 두 후보는 ‘아예 끝장토론을 하자’고 주장하지만, 이제 와서 토론 방식을 바꾸자는 것도 사리에 맞지는 않는다. 경선이 갈수록 인신공격과 네거티브로 흐르는 데엔 민주당이 과거의 방식에 안주한 탓이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200만명 넘는 시민이 경선에 참여한 의미를 마음에 되새겨야 한다. 다시는 박근혜씨 같은 대통령이 나오지 않도록 치열하고 철저하게 후보를 바닥까지 검증해야 한다. 말초적인 네거티브 공방에 휘말려선 안 된다. 그게 경선에 참여한 선거인단뿐 아니라 많은 유권자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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