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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대림산업 '효자' 석유화학 더 크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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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부문 개편으로 체질 강화 시도

미국 업체 인수 잘 되면 '약' 못 되면 '독'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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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황의중 기자 = 대림산업이 석유화학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해 실적 회복으로 여유를 찾은 대림산업이 수익성 높은 석유화학부문을 ‘선택과 집중’해서 체질개선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미국 천연가스 개발 업체인 윌리엄스파트너스가 매물로 내놓은 에탄 크래커 사업 부문 매각 입찰에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미국 루이지애나에 있는 가이스마 올레핀 공장 지분 88.5%로 입찰에 참여한 글로벌 화학 기업과의 경쟁으로 매각 가격이 최소 2조~3조원에 이를 것으로 투자은행업계(IB)는 보고 있다.

이번 입찰은 안정 지향적인 경영을 고수해온 대림산업으로선 드문 일이다. 대림산업이 예외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가이스마 올레핀 공장의 특성 때문이다. 여천NCC와 달리 이곳은 셰일가스를 원료로 에탄 크래커를 생산해서 기존 원유를 대상으로 생산할 때보다 원가가 더 싸다. 대림산업 입장에선 국제유가가 올랐을 때 건설부문은 발주 기회가 늘어도 석유화학부문의 원가율이 높아져 마냥 좋아할 수 없다는 약점을 일정 부분 극복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차입금은 부담이 돼도 중장기적으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석유화학부문에 대한 체질 개선은 작년말부터 시작됐다. 대림산업은 작년말 주력 제품인 폴리부텐을 15만톤에서 18만5000톤까지 추가로 생산하는 생산시설 완공으로 폴리부텐 점유율을 강화했고, 이달초에는 미국 정유업체 쉐브론필립스케미컬(CP chem)과 합작사인 KRCC의 지분을 스위스 정유업체에 약 1500억원에 파는 등 비주력 분야는 정리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유화 부문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며 “새 먹거리 마련은 물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석유화학부문 재편에 신경쓰는 이유는 대림산업에서 석유화학부문이 차지하는 비중 때문이다. 매출 기여도가 80%에 가까운 건설부문에 비해 석유화학부문은 약 11%로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수익성은 건축·토목·플랜트·에너지 등 다른 사업부문을 능가한다. 석유화학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4~18%로 1~4% 수준에 머무르는 건설부문의 영업이익률을 압도할 뿐 아니라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인 우량 전자업체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대림산업으로선 쉽게 개선되지 않는 건설부문 대신 석유화학부문에 더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무리한 투자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5538억원과 장·단기금융상품 388억원까지 합친다고 해도 2조원이 못 되기에 이번 인수는 잘못하면 유동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같은 우려는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이란 수주에 이어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수주로 최근 상승세를 보이던 대림산업의 주가는 입찰 소식이 전해진 20일 전일대비 2.14%가 떨어진 8만2300원으로 하락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림이 전액 투자하는 대신 글로벌 경쟁사화 협업해 지분 투자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지만 과도한 금액을 들일 경우 오히려 악재가 된다”면서 “보수적인 대림 분위기상 입찰을 포기하거나 경쟁사와 합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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