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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빚 내어 집 사면서 돈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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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집값을 올려 내수를 살린다며 빚내서 집을 사라고 부추겼다. 부동산 투기를 못 하게 하였어야지 후세는 어찌 살라고 이런 건지 모르겠다. 젊은이는 다 빚쟁이로 만들어놓고, 그런 세상에서 애를 낳으라고 부추기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30대 직장인 A씨)

"빚을 내서 집을 샀는데, 시세는 오르지 않아 붙들고 있는 이들도 많다. 그런데 빚을 내도 매매는커녕 전셋집조차 구하지 못하는 이들도 수두룩하다. 대출금을 못 갚겠으면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로라도 팔아라. 대출금을 갚는 건 빌린 이의 몫이 아닌가? 왜 이걸 정부에서 걱정해 줘야 하는 것이냐?"(40대 주부 B씨)

"대출받아 흥청망청 쓸 땐 언제고, 이제 와서 개인파산을 운운하는 것이냐."(50대 자영업자 C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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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뇌관'을 떠안고 있는 한계가구가 무려 182만가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는 2015년 기준 1911만가구에 달하는 점으로 미뤄보면 9.5% 수준이 한계가구인 셈이다.

한계가구란 소비나 저축으로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중이 40% 이상이고,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은 가구를 가리킨다.

한계가구를 분석해보면 특히 30대와 고령층, 수도권 가구가 취약대상이었다.

만약 금리가 연 3%포인트 오르고, 소득이 10%가량 줄면 한계가구는 약 215만가구로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 같은 문제를 사전 대비하고 부채 상환능력을 높이기 위해 한계가구별 맞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가계빚 뇌관' 떠안고 있는 한계가구 182만 가구 육박

21일 정세균 국회의장 정책수석실이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계가구는 2015년 158만3000가구에서 지난해 181만5000가구로 14.7% 늘었다.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 중 한계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14.8%에서 16.7%로 상승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가구주가 60대 이상 고령층(18.1%)과 30대 청년층(18.0%)에서 한계가구 비중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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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30대 한계가구의 비중은 전년 14.2%에서 3.8%포인트나 상승,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비수도권(14.6%) 보다는 수도권(18.9%)에 한계가구가 더 집중되어 있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과 주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이 지역의 가구들이 무리하게 빚을 떠안고 주택을 마련한 결과로 보인다.

한계가구로 내몰린 주요 원인은 '내 집' 마련이었다. 주택담보대출자 가운데 한계가구 비중은 22.7%로,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가구(13.4%)를 훨씬 웃돌았다.

자가 거주자 가운데서도 19.0%다. 전형적인 '하우스 푸어'(house poor)인 셈이다.

◆연체 우려 ↑…소득만으론 빚 갚을 수 없어, 또 다른 빚에 의존

한계가구의 연체 우려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한계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은 112.7%로, 2012년 84.2% 대비 28.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연평균 처분가능소득보다 원리금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비율이 100%를 넘는 만큼 소득 만으로는 빚을 갚을 수 없어 또 다른 빚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가구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국회의장실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내 설문조사를 토대로 산출한 결과 한계가구의 32.8%는 대출 상환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만기 후에나 상환할 수 있다고 답했다. 67.7%는 빚 상환 부담 때문에 실제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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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앞으로 금리가 상승하고 고용 한파 등으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실직이 늘면 한계가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계가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소득이 그대로인 가운데 금리가 3%포인트 오르면 한계가구는 181만5000가구에서 193만9000가구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가 유지되지만 소득이 10% 줄면, 한계가구는 197만6000가구로 늘었다. 소득과 금리 2가지 충격이 동시 일어나면 214만7000가구로 급증했다.

◆신혼부부, 청년층 주거비용 낮추기 위해 공공임대주택 확대해야

상황이 이렇자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청년층, 고령층, 하우스 푸어의 상환능력을 높이기 위해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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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장 측은 "저소득층 한계가구를 위해 소득향상과 서민금융, 채무조정·신용회복이라는 3단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영업자 한계가구를 위해 경영 컨설팅을 강화하고, 동종업종의 과당경쟁을 완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신혼부부와 청년층의 주거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고, 부동산을 보유한 고령층 한계가구를 위해서는 주택연금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주택 구입과정에서 하우스 푸어 가구가 과도하게 빚을 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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