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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내놔, XX놈아!" 앵무새가 갑자가 욕설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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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새에게 숨겨진 인간 욕망과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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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반복학습을 거친 앵무새는 약 800개의 어휘를 구사하며 기본적인 회화가 가능한 언어능력을 갖추게 된다. 사진 = Gettyimage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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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김희윤 기자] 앵무새의 소리 모사 능력은 일찍이 널리 알려진 재주로, 잘 훈련된 앵무새는 말뿐만 아니라 오페라 가곡을 완창 할 정도로 뛰어난 지능과 언어능력을 자랑한다. 주인의 말, 행동을 복사기 수준으로 따라 하는 앵무새들이 등장하면서, 어린아이 앞에선 냉수도 못 마신다는 옛 속담이 이젠 앵무새한테까지 확대 적용돼야 할 상황이라는 웃지 못 할 앵무새 주인의 다양한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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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노력에 따라 앵무새는 자신의 두뇌와 재능을 살려 많은 단어를 습득할 수 있다. 사진은 방송을 통해 소개 된 앵무새 '알렉스', 알렉스는 주인이 알려준 단어 200여개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모습을 보여 '천재'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사진 = SBS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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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는 주인, 욕하는 앵무새

언어 습득력이 빠른 앵무새들에게 간혹 짓궂은 주인이 욕을 가르쳐 난감한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지난 2012년 영국 버밍엄에서 구조된 남미 마코앵무새 ‘Mr. T’는 입만 열면 “b*gger o*f”, "sh*t", "fu*k" 등 거친 욕을 쏟아내 화제가 된 바 있다. 미스터 티는 구조 당시 7살로 평균 수명이 90세 가까이 되는 마코앵무새의 생육기간에 비춰보면 아주 어린 꼬마 새인 셈. 미스터 티를 맡은 새 보호소 조련사는 “미스터 티의 주인이 집에서 욕을 자주 하는 것을 유심히 듣고, 기억해 학습한 것으로 보인다”며 “욕을 잊고 새 출발 하기 위한 미스터 티의 재교육이 진행 중”이라고 메트로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 캐나다 사스카츄완의 조류보호소 'saskatoonparrotrescue'에서 구조한 앵무새 영상, saskatoonparrotrescue 제공

집 부수니 격한 욕 내뱉는 앵무새의 사연

한편 캐나다 사스카츄완의 한 보호소에서 구출한 앵무새는 보호자가 철제 새장을 부수자 격한 욕을 내뱉는데, 화난 사람이 내뱉는 욕보다 더 실제(?) 같은 분노가 느껴질 정도. 이 앵무새는 욕만 가르치고 제대로 돌보지 않은 전 주인으로부터 구조돼 보호소에 있는 동안 언어교정 치료 중에 있었는데, 영상에서의 욕은 실제 앵무새가 화나서 내뱉는 게 아닌 그저 소리를 흉내 내며 보호자를 거드는 것이며, 보호자가 새장을 발로 밟아 부수는 까닭 또한 실제 앵무새들에게 좁은 새장이 좋지 않음을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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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우 앵무새가 욕설하는 광경이 포착되는 즉시 경찰과 동물보호센터에 신고, 학대혐의로 주인과 동물을 격리할 수 있다. 사진 = YTN 뉴스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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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에 욕 가르치면 재물손괴?

자신이 기르는 앵무새에게 욕을 가르치는 경우엔 동물학대로 간주하고, 남의 앵무새에게 욕을 가르칠 경우 형법상 재물손괴죄로 벌금을 물 수 있다. 실제 외국에서는 이웃의 앵무새가 욕을 하는 광경이 목격되는 즉시 경찰과 보호소에 신고, 주인과 새를 격리할 수 있는데, 지난 2015년 미국의 한 동물통제센터에는 이웃의 앵무새 ‘룰라’가 ‘창녀’라는 스페인어를 반복적으로 말한다는 주민의 신고로 새를 격리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인은 영어만 가르쳤기 때문에 룰라는 스페인어를 모른다고 항변했지만, 분명한 발음으로 말하는 룰라의 소리를 녹음한 이웃의 제보로 룰라는 즉각 동물통제센터로 넘겨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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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는 주위의 소리를 흉내내는 탁월한 재주를 가져 애완동물로 인기가 높다. 1~2세 아동과 비슷한 지능을 가졌지만, 최근 잘못된 주인의 가르침으로 욕을 배워 '욕쟁이'가 된 앵무새들이 등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 = Gettyimage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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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흉내 내는 것에 그친다는 것이 기존의 인식이었으나, 실제 몇몇 앵무새의 경우 1~2세의 지능을 갖고 있어 전문적이고 지속적 학습을 통해 언어 구사가 가능하다는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거 영국에서 사육된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 ‘프루들’은 반복학습을 통해 800개의 단어를 익혀 구사했고, 1965년엔 말하기 대회에 출전해 우승한 뒤 트로피를 보며 “이 욕조에 물을 언제 채우지” 라고 말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바 있으며 이후 회색 앵무새를 두고 진행 된 반복 학습을 통해 뛰어난 언어 구사를 보여준 앵무새 ‘N'kisi’, ‘Bibi’ 등은 사진을 보고 습득한 정보를 말해 앵무새가 가진 능력의 한계를 끊임없이 갱신하며 ‘인간의 친구’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디지털뉴스본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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