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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권오준 "미르·K재단 출연, 부담 없었다면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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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법원 나서는 권오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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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향하는 안종범


포스코 회장, 기업 총수 중 증인석에 처음

"朴, 독대자리서 배드민턴팀 창단 등 언급"

【서울=뉴시스】강진아 나운채 기자 = 권오준(67) 포스코 회장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도록 결정한 것은 "'대통령 관심사항' 때문이었다"며 "부담을 가진 것이 사실"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21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권 회장은 이같이 밝혔다.

권 회장은 "당시 업계로서는 청와대에서 방침을 세운 경우 일종의 관행으로 받아들여져 기금을 냈다"며 "자발적으로 했다기보다는 어느 정도 부담을 가진 것이 사실"이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청와대 출연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세무조사가 가장 염려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에 협조를 구해야할 일도 많고 포스코 추진 사업이 발목 잡혀 추진되지 않거나 지연될 경우 손해가 클 수 있기 때문에 불이익이 염려됐다'는 권 회장 검찰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대정부 관련 특별한 현안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막연한 우려였다"면서도 "청와대 요청으로 거절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재단 운영이나 임원진에 참여하지 못했다"며 "(청와대 주도 사업이나 대통령 관심사항 요구를 거절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경제수석은 신경쓰이고 무시못할 존재"라며 "국가에 막중한 위치를 갖고 있어 부담 없이 이야기를 받아들였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라고 진술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배드민턴팀 창단과 포스코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권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활동하는 문화 사업이나 특히 스포츠 발전을 위해 기업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당시 배드민턴팀이 만들어지고 포스코 등 기업들이 지원해주면 대한민국 국가 체육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독대 직후 안 전 수석에게 더블루케이 조성민 전 대표 연락처를 건네받기도 했다. 이후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 지시로 권 회장에게 스포츠단 개편과 더블루케이 자문을 확인하고자 연락했다.

권 회장은 "(안 전 수석이) 대통령 지시라고 하진 않았고 배드민턴팀 창단과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했고 저도 공감을 표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이 독대자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감사 뜻을 표했는지" 묻자 "그런 이야기는 한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포스코 계열사 포레카 지분을 모스코스에 넘기도록 했다는 최순실(61)씨 혐의와 관련해 권 회장은 자신이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를 불러 확인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김 전 대표를 불러 매각 작업 관련 대화를 한 사실이 없다"며 "안 전 수석이 2015년 8월 이후 진행이 순탄치 않다며 회장이 직접 좀 챙겨보라고 두어번 정도 말해 다 끝난 사안에 왜 관심을 갖는지 의아심을 가졌다"고 밝혔다.

akang@newsis.com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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