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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살 떨리는 물가]고기 좀 샀더니 10만원 훌쩍…"더 오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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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고기 대부분 평년보다 훨씬 비싸
설 전후 1차, 최근 2차 안정화 정책 효과 미미
생산자물가 7개월째 ↑…'高' 행진 지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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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계란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오종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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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주부 A씨는 지난 주말 대형마트에 갔다가 정육 코너에서 또다시 "비싸다"는 말을 내뱉었다. 소·돼지고기 가격은 설 명절 전보다 떨어지긴커녕 더 올랐다. 높은 닭고깃값도 요지부동이다. 구이·국거리용 소고기와 과일, 이 밖에 생활용품 등을 좀 샀더니 15만원이 훌쩍 넘어갔다. A씨는 계산대에서 점원에게 "3개월 무이자 할부로 해주세요"라고 속삭였다.

이같이 부담스런 장바구니 물가가 앞으로도 오름세를 이어갈 예정이라는 지표가 나왔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7개월째 상승세를 나타낸 것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엔 농림수산품이 전월보다 2% 올랐고, 여기서 특히 축산물은 5.7% 뛰었다. 수산물은 1.6%, 농산물은 0.8% 상승했다.

노지 감귤의 출하가 마무리되면서 공급량이 줄어 감귤이 94.2% 급등했고 축산물 중에선 닭고기가 48.2%, 소고기가 4.8%의 상승률을 보였다. 달걀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진정되면서 전월보다 떨어졌지만 아직도 1년 전보다는 90.9%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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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공)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통계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을 보인다. 당분간 밥상물가가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지갑 얇은 서민들은 향후 물가 전망마저 밝지 않은 가운데 울상 짓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한우 등심(100g 1등급·7776원) 소매가는 평년 대비 26.4% 높다. 한우 갈비(100g 1등급·5169원)는 20.3% 비싸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 중품·2024원) 가격은 14.7% 높다.

계란 가격은 다소 불안하다. 전국 평균 계란(특란 중품) 30개들이 한 판 소매가는 AI가 잦아들면서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다 미국 내 AI 발생으로 미국산 계란과 닭고기 수입 중단 방침이 발표되자 지난 7일(7321원) 22일 만에 반등했다. 8일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하다 9일부터 나흘 연속 하락했다. 하락세는 더 이어지지 못하고 15일 반등, 3일째 상승해 17일 7299원을 기록했다.

동시에 닭고깃값은 AI 영향의 잠복기에서 벗어나며 들썩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AI가 전국적으로 퍼지고 지난 1월31일 4890원까지 떨어졌던 도계 1kg 중품 소매가는 2월 들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이달 17일 기준 소매가는 5670원으로 짧은 기간 16% 정도 뛰었다. 설 연휴 뒤부터 닭고기 수요가 회복되고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한 영향이다. 육계 1kg 도매가도 지난달 1일 2666원에서 이달 17일 3701원으로 38.8% 올랐다.

농산물 사기도 부담스럽다. 17일 상품 배추 1포기 소매가는 3986원으로 평년보다 31.1% 높다. 평년 가격은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양배추(1포기 상품·4806원)도 평년 대비 60.1% 비싸다. 마늘(깐마늘 1㎏ 상품·1만224원), 양파(1kg 상품·2398원), 대파(1kg 상품·4137원) 등 양념류 채소 가격은 평년보다 각각 33.2%, 24.8%, 53.7% 높다.

아울러 당근 상품 1kg(4269원) 가격은 72.7%, 무 상품 1개(2217원) 가격은 66%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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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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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설 연휴 뒤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추가 물가 진정책을 가동했다. 배추와 무, 당근, 양배추 등 가격이 오른 채소류에 대해 이달 2~12일 농협 계통 매장에서 할인 행사를 펼쳤다.

할인 행사 전인 지난달 28일 대비 배추는 0.8%, 무는 2%, 당근은 11%, 양배추는 9.6% 떨어졌다. 현재까지 정부 대책이 큰 효과를 보진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 16부터 오는 26일까지도 채소류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봄 채소가 출하하는 다음달 중순 전까지는 배추 2만1000t, 무 2만2000t을 도매시장과 소비지에 집중적으로 공급키로 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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