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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로큰롤의 개척자’ 천상의 무대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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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척 베리 별세

“한 시대가 끝났다.”

‘로큰롤의 개척자’로 불리는 척 베리가 18일(현지시간) 자택에서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지역 경찰은 이날 낮 12시40분쯤 응급 전화를 받고 척 베리의 자택으로 출동했으나 결국 그가 숨졌다고 밝혔다. 척 베리 측 공식 페이스북에도 “척 베리가 최근 자택에서 지내던 중 건강이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는 글이 올라왔다.

1926년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척 베리는 ‘로큰롤’이라는 장르의 선구자로 불린다. 그는 광범위한 백인 팬을 확보한 1세대 흑인 가수였다. 척 베리는 1955년 발표한 첫 싱글 ‘메이블린’이 빌보드의 리듬 앤드 블루스 차트 1위에 오르면서 이름을 알렸다. 1950년대 이전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블루스나 재즈는 ‘흑인 음악’, 컨트리는 ‘백인 음악’으로 통했다. 척 베리는 리듬 앤드 블루스와 컨트리 기타 음악을 결합했으며, 에너지가 가득한 춤곡 스타일의 로큰롤을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척 베리는 ‘롤 오버 베토벤’(1956), ‘로큰롤 뮤직’(1957), ‘스위트 리틀 식스틴’(1958) 등 30여곡을 남겼다. 특히 1958년 발표한 ‘조니 B 구드’는 로큰롤의 정수로 꼽힌다. 이 곡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977년 무인 우주선 보이저를 쏘아올릴 때 우주선에 실은 세계 대표 음악 앨범에 수록되기도 했다.

척 베리의 음악은 비틀스나 롤링스톤스 등 쟁쟁한 뮤지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비틀스는 ‘롤 오버 베토벤’과 ‘로큰롤 뮤직’을 리메이크했다. 존 레넌은 “로큰롤의 다른 이름을 붙이고 싶다면 ‘척 베리’가 적당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직설적이고 지적인 가사로 정평이 났던 그를 가리켜 밥 딜런은 “로큰롤계의 셰익스피어”라고 칭했다. 1985년에 블루스 재단 명예의 전당, 1986년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무대에서 오리처럼 엉덩이를 뒤로 빼고 한 발로 뛰며 기타를 치는 오리걸음 연주로도 유명하다.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그는 고향 무대에서 팬들에게 오리걸음 연주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올해도 새 앨범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이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다.

척 베리 사망 소식에 많은 뮤지션과 팬들은 애도를 표했다. 미국 록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트위터에 “척 베리는 록의 가장 위대한 전문가이자 기타리스트였고 가장 순수한 로큰롤 작사가였다”고 썼다.

비틀스 전 멤버 링고 스타는 “편히 잠드시길. ‘미스터 로큰롤’ 척 베리에게 평화와 사랑이 깃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롤링스톤스는 “척 베리는 진정한 로큰롤 음악의 선구자이자 훌륭한 기타리스트, 가수이자 작곡가였다. 그의 음악은 영원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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