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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문명고가 역사과목 기간제교사 긴급 채용나선 이유…“국정 교과서 가르칠 교사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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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국정교과서 채택한 문명고, 오는 9일까지 역사 교사 모집

문명고 “기존 역사교사와 역사 시간강사가 수업에 부담”

교육계 “전교조 등은 더이상 개입하지 말아야”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교과서를 채택한 경북 경산의 문명고가 국정교과서를 가르칠 기간제교사 채용에 나섰다. 국정교과서 논란이 가열되면서 이 학교에 있던 기존 역사 교사가 국정교과서 수업을 거부한 데다 이 교사를 대신하기 위해 신규 채용한 역사 과목 시간강사도 스스로 채용을 포기하면서 부득이 기간제 교사를 뽑게 됐다.

역사 기간제교사 긴급 채용에 나선 문명고는 오는 9일까지 서류심사를 거쳐 5배수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11일에는 수업능력과 교직 적성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최종 합격자 발표일은 13일이다. 임용 기간은 2018년 2월 28일까지다.

문명고 관계자는 “기존의 역사 교사가 국정 역사교과서 수업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지난달 채용한 기간제 교사도 출근하지 않아 기간제 교사를 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문명고는 지난달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 수업을 맡기기 위해 A씨(57)를 시간강사로 채용했다. 하지만 다음날(3월 1일) A씨는 수업을 하지 못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일에도 출근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문명고의 유일한 역사교사인 B씨(47)가 국정교과서 연구 수업을 할 수 없다는 의사를 학교 측에 전달했다.

김태동 교장은 “우리 선생님(교사 B씨)과 시간강사(A씨)가 수업하지 않는 이유는 국정교과서에 대한 비판에 공감해서가 아니다. 전교조와 민주노총의 집요한 공격에 겁을 먹었기 때문이다. 국정교과서에 대한 마녀사냥식 공격으로 인해 수업을 진행할 교사가 없는 불행한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명고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철회 대책위원회’는 국정교과서의 문제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오일근 대책위 공동대표는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에 대해 역사교사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정교과서를 철회하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기자는 시간강사 A씨와 역사 교사 B씨의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접촉이 되지 않았다.

현재 문명고 국사 수업은 천재교육에서 발행한 검인증 교과서로 진행 중이다. 역사교사인 B씨가 맡고 있다.

교육계는 문명고 사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이태석 경상북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 현재 전교조의 주장은 당초 역사해석의 다양성을 주장해 온 자신들의 주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전국에서 유일한 국정교과서 시범운영 학교인 문명고가 지금이라도 차분하게 시범운영을 하도록 하고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문명고 대책위는 지난 2일부터 매일 오후 6시 경북 경산시 경산오거리에서 국정교과서 철회를 주장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경산=최우석 기자 choi.wooseok@joongang.co.kr

최우석 기자 choi.woo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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