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홍 지사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마자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1심에선 징역 1년 6개월의 유죄로 나왔고, 검찰이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해 홍 지사는 지금 피고인 신분이다. 홍 지사로선 자신의 출마 자격 시비를 의식해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자격’을 거론했을지 몰라도 대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나올지 단언하기 어렵다. 홍 지사가 문 전 대표나 안 지사보다 도덕적, 법률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기 힘든 이유다.
홍 지사가 왜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직후 ‘막말’을 쏟아냈는지 경위도 궁금하다. 인 위원장이 홍 지사에게 당원권을 회복시켜 대선 출마의 길을 터주기 위해서 만났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원은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된다’고 당헌에 규정해 놓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당원권이 정지된 홍 지사는 현재 당의 공천을 받아야 하는 대선 후보도 될 수 없다.
홍 지사가 보수 세력의 대안으로 나서려면 먼저 자신의 허물부터 말끔해진 다음이어야 할 것이다. 보수가 중시하는 가치는 예의와 품격, 도덕성이다. 홍 지사가 거친 말로 관심과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보수의 가치까지 훼손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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