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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융커, '英 없는 EU' 미래 청사진 제시…단일시장체제? 다층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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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유지·미국식 연방제·제한된 분야 협력 등 5가지 방안

로마정상회의부터 논의 착수…유럽 잇단 선거로 연말까지 진전 없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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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커, '英 없는 EU' 미래 청사진 제시
(브뤼셀 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1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 출석,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가 현실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오는 2019년 이후 EU의 미래를 담은 '유럽 장래에 대한 백서'를 발표하고 EU 회원국 정상들에게 연말까지 첫 결론을 내린 뒤 유럽의회 선거가 열리는 오는 2019년 6월까지 행동계획을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융커 위원장이 이날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백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lkm@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1일(현지시간)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가 현실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오는 2019년 이후 EU의 미래를 담은 청사진으로 5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오후 유럽의회에 출석, 이 같은 내용을 담은 32페이지 분량의 '유럽 장래에 대한 백서'를 발표하고 EU 회원국 정상들에게 연말까지 첫 결론을 내린 뒤 유럽의회 선거가 열리는 오는 2019년 6월까지 행동계획을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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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EU…융커, 英없는 EU 청사진 제시
[유럽연합 제공]



융커 위원장은 영국의 EU 탈퇴 결정과, 민족주의를 내세운 '극우 포퓰리즘'의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러시아의 위협 등 EU가 직면한 문제들을 지적한 뒤 EU는 "지금 새로운 챕터를 써야 한다"며 '통합에 이르는 5가지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EU 회원국 정상들에게 오는 25일 EU 창설의 모태가 된 로마조약 체결 60주년을 맞아 열리는 EU 특별정상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융커 위원장은 "27개국으로 통합된 EU는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고 미래를 위한 비전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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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융커가 제시한 5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각국의 형편에 따라 EU 회원국들이 유로화(貨)나 국방 등의 영역에서 각각 다른 속도로 협력하고 통합하도록 함으로써 EU를 '다층체제'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가난하고, 나중에 EU에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은 프랑스와 독일 같은 서유럽 국가들이 이민문제 등에 대한 지원을 동결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융커 위원장이 네덜란드 총선과 프랑스 대선, 독일 총선을 앞두고 이런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EU를 단순히 5억 인구를 가진 단일시장체제로 역할을 국한하는 것이다. 이민문제나 치안·국방문제에 대해서는 회원국간에 협력하지 않게 돼 각 회원국이 더 많은 결정권한을 갖게 되고 집단행동 능력은 줄어들게 된다.

현상유지 방안도 시나리오 중 하나로 제시됐다. 현재의 개혁 어젠다를 이행하고 업그레이드 하면서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지금처럼 아무리 중대한 문제라고 하더라도 일부 회원국이 반대하면 진전을 이룰 수 없게 된다.

미국식 연방제처럼 EU가 더 많은 권한을 갖고 회원국 간 통합을 가속화 하는 방안과, 27개 회원국이 몇몇 영역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협력을 강화하며 EU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되, 우선순위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 EU의 역할을 제한하는 방안도 아울러 제시됐다.

융커 위원장이 이 같은 5가지 방안을 제시함에 따라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이 이를 토대로 오는 25일 로마 특별정상회의에서부터 어떻게 논의를 시작하고 어떤 결론에 이를지 주목된다.

EU는 내달 6일에도 특별정상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영국 없는 EU의 장래에 대한 논의는 조만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네덜란드와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 중요한 총선이나 대선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연말까지 본격 논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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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서 열린 EU 정상회의 [연합뉴스 자료사진]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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