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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부의 이동'...백만장자 8만2000명, 조국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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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떠나는 백만장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경제적인 불안으로 인한 이주가 많다는 분석이다.

27일(현지시간) 국제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이 발표한 ‘전세계 부와 부이동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10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약 8만2000명의 고액자산가들이 지난해 조국을 떠났다. 이는 2015년 6만40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오스트레일리아는 2년 연속으로 고액자산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한 고액자산가는 1만1000명에 달한다. 이는 2015년 8000명에 비해 38% 증가한 수치다. 미국으로 이주한 고액자산가수는 지난해 1만명으로 2015년 7000명에 비해 43% 늘었다.

고액자산가들이 가장 많이 떠난 국가는 프랑스였다. 1만2000명의 고액자산가들이 지난해 프랑스를 등졌다. 2015년 1만명에 비해 20%나 늘었다. 이는 이달초 극우성향의 마리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이민과 세계화에 대한 강경 발언으로 대선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르펜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프랑스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프렉시트’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중국이 프랑스에 이어 고액자산가들이 등지는 국가 순위 2위에 올랐다. 지난해와 2015년에 9000명의 고액자산가들이 중국을 떠났다. 브라질(8000명), 인도(6000명), 터키(6000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최근 123억달러 줄어든 2조9980억달러까지 떨어졌다. 터키도 테러공격과 정치적 혼란 등을 겪었다. 여전히 부유한 선진국들이 많은 수의 고액자산가를 갖고 있지만, 고액자산가들의 이동은 부유한 사람들이 조국의 현재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평가다.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 전 세계 고액자산가의 수는 1360만명이며, 그들의 재산은 69조 달러에 달한다. 또한 웰스컨설팅회사인 웰스X와 보험컨설팅회사인 NFP가 발표한 ‘가족부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300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슈퍼 고액자산가들은 2026년까지 3조9000억 달러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컨설팅업체인 캡게미니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더 이상 슈퍼리치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가 아니다. 아시아태평양 고액자산가들의 부는 지난해 10% 증가한 반면, 북아메리카 고액자산가들은 연간 2% 증가에 그쳤다.

뉴욕=송정렬 특파원 song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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