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어린이합창단 김수정 단장
2012년 9월 미국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공연에서 입양어린이합창단이 합창을 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입양아와 노래하면서 상상하지 못했던 세상을 만나게 됐어요.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가 입양되기까지 겪었던 고통, 입양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들까지…. 미처 몰랐던 아이의 상처를 알게 되고 부모의 사연을 나누다 서로 부둥켜안고 펑펑 운 적도 많아요.”
합창단 활동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김 단장은 보건복지부 장관 나눔상, 국무총리 입양 유공자 훈장, 문화체육관광부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등을 수상했다. “상을 받을수록 사명감이 더 생겨요. 동시에 내가 상을 받는 것 자체가 입양에 대한 사회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인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아요.”
10여 년간 합창단을 운영하며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지난해엔 후원 기업의 지원이 끊겨 지금은 그가 다니는 교회 공간을 빌려 연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는 음악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엔 다문화가정을 위한 봉사에 나섰다. 매년 4월 열리는 ‘유니게의 노래’ 공연을 준비하며 다문화가정 여성의 노래 지도를 맡고 있다.
김 단장의 인생 철학은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것’이다. “저는 잘할 수 있는 게 노래밖에 없어요. 봉사는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입양 분야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는 “입양아로 구성된 합창단이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을 이어 갔다. 최근 공개 입양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입양은 음지의 영역에 있다. 입양제도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2012년 입양특례법이 개정돼 친부모가 입양 전 의무적으로 출생신고를 하도록 법이 바뀌면서 입양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 단장은 입양에 대한 시선이 바뀌려면 국가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출산 문제는 정책적으로 지원하면서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부족한 것 같아요. 친부모에게 버려진 아이가 일반 가정에 와서 건강하고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 아닐까요.”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한진 기자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