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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사드 부지 확정 후폭풍]“롯데 떠나라” 사드 불만 더 거세진 중국…한국 기업들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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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 안보 심각 훼손” 중 언론 일제히 비판 보도

롯데, 중국사업 최악 위기…불매 운동만 해도 ‘치명타’

27일 롯데 성주골프장이 사드 부지로 확정됨에 따라 롯데는 물론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견제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관영 언론 등을 통해 사드 배치 시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는 뜻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고, 혐한(嫌韓) 정서가 커지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등이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지난해 성주골프장이 사드 부지로 결정된 뒤 중국 당국은 모든 롯데 계열사 중국 사업장에 대해 대대적인 점검을 벌였다. 롯데그룹이 선양에 짓고 있는 테마파크 롯데월드 공사가 중국 당국에 의해 중단되기도 했다. 소방점검을 이유로 들었지만 중국 정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4대 그룹 한 관계자는 “롯데가 20년 넘게 중국에 공을 들여왔는데 중국 사업이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면서 “문제는 (부지 교환 이후) 중국이 어떤 식으로 실력행사를 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은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경축행사가 열려야 할 시점에 사드 문제로 관계가 냉각됐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신화통신은 이날 “한국 5위 기업 롯데가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내주기로 했다”며 사드 배치는 중국과 러시아 등 이웃 나라들의 안보를 심각하게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CCTV는 톱뉴스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을 상세히 소개했다. 인터넷 매체들은 사드 배치로 중국이 아닌 한국 기업과 경제가 손실을 볼 것이라고 엄포를 놨고, “롯데를 보이콧하자”는 댓글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21일 관영 환구시보는 “롯데가 입장을 바꿀 수 없다면 중국을 떠나야 한다”며 “롯데의 면세점 수입을 비롯한 영업 전망이 점점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19일 관영 신화통신도 “(롯데그룹이) 지역 관계를 격화시킬 수 있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1994년 중국에 진출한 롯데그룹은 지금까지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중국에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롯데백화점, 롯데제과 등 총 24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고 임직원도 2만6000명에 달한다.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보복 행위가 없다고 하더라도 자발적인 불매운동만으로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롯데면세점의 경우만 해도 지난해 매출의 약 70%가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나왔다. 롯데를 겨냥한 공세가 한국 기업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는 당장 다음달 15일 열리는 중국 ‘소비자의 날’ 행사를 걱정하고 있다. ‘소비자의 날’에는 관영 CCTV가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완후이>를 방영하는데 올해 타깃으로 롯데를 겨냥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호준 기자·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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