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총국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지목되는 북한의 핵심 기관이다.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도 거론된 바 있다. 27일 이 곳에 찾아가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지만 인기척은 없었다. 문패도 없는 상태였다. 장기간 공실이었던 듯, 개봉하지 않은 우편물엔 먼지가 쌓여 있었다. 건물 1층엔 ‘세를 놓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안내문의 전화 번호로 통화를 시도했다. 전화를 받은 건물주는 익명을 전제로 “북한 회사가 있었다니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펄쩍 뛰었다. 그러면서 “여행업 관련 회사라고 하면서 입주했다. 그래서 세입자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월세를 물어보니 이 건물주는 잠시 머뭇하다 “800달러(약 90만7000원)”이라고 말했다.
북한 정찰총국의 유령회사 글로콤이 입주했던 건물 외관. |
북한 정찰총국의 유령회사 글로콤이 입주했던 건물 1층의 우편함. 왼쪽에서 세번째가 글로콤이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우편함이다. 오랜 기간 방치된 듯 먼지가 쌓여있다. 전수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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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콤은 리틀 인디아 지역을 주소로 한 웹사이트도 지난 2009년 등록해 오픈했다.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이 이 웹사이트를 등록한 것으로 기록돼있지만 사실 이 기업의 주주는 북한 국적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로이터와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27일 전했다. 글로콤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스를 줄인 이름이다. 이 웹사이트는 지난해 말 이후 폐쇄됐다.
북한 정찰총국의 유령회사 글로콤이 입주했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건물에 ‘세를 놓는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전수진 기자 |
쿠알라룸푸르=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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