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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친박단체, 도 넘은 헌재·특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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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서 “이정미·강일원 재판관 안위 보장 못한다” 발언

박영수 자택 앞 야구방망이 시위…‘탄핵심판 비방’ 신문광고

3·1 집회, 촛불과 청와대 행진 겹쳐…박원순 “좌시 안 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친박단체들의 헌법재판소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대한 위협 수위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 대해 “안위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하고 박영수 특검 집 앞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시위까지 하고 있다. 이들은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지난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주최한 ‘14차 탄핵반대 태극기집회’에서 참가자들은 헌재와 특검에 대해 수위 높은 비방성 발언을 쏟아냈다.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43)는 이정미 권한대행과 강일원 탄핵심판 주심 재판관에 대해 “헌정 전체를 탄핵하려 한다”며 “정당한 절차가 없으면 대한민국은 절대 용납할 수 없고, 당신들 안위를 누구도 보장해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59·박사모 회장)은 “악마의 재판관 3명이 있다. 이들 때문에 탄핵이 인용돼도 아스팔트에 피가 뿌려질 것이다. 어마어마한 참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72)도 집회에 나와 “국회의원에 장관까지 무조건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된다고 한다”며 “지금이 조선시대냐. 복종하라면 복종해야 하는 우리가 노예냐”라고 말했다. 장수덕 미국 변호사는 “박 대통령도 구하고 이 나라의 법치주의도 구하고, 만약 그것이 어려울 때는 종국적으로 국제사법재판소까지 갈 생각”이라는 발언을 했다.

이날 집회에는 ‘빨갱이들은 죽여도 된다’는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경찰은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액체가 든 2ℓ짜리 통 2개를 휴대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ㄱ씨(68)를 불구속 입건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탄핵 반대 집회에 대해 “살인과 테러를 주창하고 내란을 선동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며 “(서울시가) 경찰권과 무력은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박영수 특검 자택 앞에서 열린 친박단체의 특검 해체 촉구 집회에는 야구방망이까지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죽여버려” “몽둥이 맛을 봐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특검은 지난 23일 박 특검과 특검보 4명, 윤석열 수사팀장에 대한 신변보호를 경찰에 요청했고, 경찰은 25일부터 전담 경찰관들을 배치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탄핵심판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신문광고를 게재하며 막판 여론몰이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5일자 복수의 종합일간지 1면에는 ‘법치와 애국모임’ 명의로 ‘헌재의 졸속 재판을 탄핵합니다-강일원 주심 재판관의 재판 전횡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광고가 실렸다. 법치와 애국모임은 김평우 변호사가 회장을 맡은 단체로 알려졌다.

탄기국은 3·1절에 ‘총동원령’ 수준의 대규모 집회를 열고 기존 촛불집회의 행진 경로를 따라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날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여는 촛불집회 측과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도현·박광연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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