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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3차원 홀로그램으로 복원한 고대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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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6세기 유물 완벽 복원

3차원 홀로그램 기술로 형상·재질 되살려

물고기 유영하는 모습도 홀로그램으로 구현

국립나주박물관에서 상설 전시 중

중앙일보

금동신발의 바닥에 있는 물고기 장식이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에서 유영하는 모습 [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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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후 6세기경 장례식에서 고인(故人)에게 신겨주던 신발은 어떻게 생겼을까. 국내 연구진이 최신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무려 1400년 전 신발을 복원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26일 “3차원 홀로그램 문화기술을 활용해 복원한 고대 유물을 국립 박물관에서 상설전시한다”고 밝혔다.

4세기 초에서 7세기 중엽까지 한반도는 고구려·백제·신라 등 3개 국가가 자리했다. 일각에선 상기 3개 국가에 가야와 마한을 포함해 5국이 존재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마한이 ‘잃어버린 왕국’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GIST 한국문화기술연구소가 복원한 것은 ‘잃어버린 왕국’의 신발이다. 전라남도 나주시 복암리 고분 안에서 특이한 형태의 신발이 발견됐는데, 학자들은 이 신발이 죽은 사람에게 신겨주던 신발이라고 추정한다.

황보창서 국립나주박물관 학예사는 “커다란 항아리에 시신을 넣는 형식과, 마치 ‘아파트’처럼 여러 개의 시신을 겹겹이 올려쌓는 방식은 마한 시대의 전형적인 장례 방식이었다”며 “금동신발도 여기서 발견된 부장용 유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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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나주박물관에 전시된 금동신발 실물(오른쪽)과 3D 홀로그램 금동신발의 모습 [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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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행 GIST 기계공학부 지능설계및그래픽스연구실 교수팀은 자체개발한 ‘복합 재질 측정 장치’로 유물을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유물 정보를 고품질 3차원 데이터로 변환했다. 또 신발 중에서 이미 사라져버린 부분의 형상과 재질까지 홀로그램으로 복원할 수 있었다.

복원한 금동신발은 동판(구리판)을 금으로 도금해서 구멍을 내거나 잘라 붙여서 만든 신발이다. 황보창서 학예사는 “죽은 사람의 권위를 나타내는 동시에, 사후에도 권력을 유지하라는 의미를 담아 금동으로 신발을 만들어 신겼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금동신발 바닥 부분에 새겨진 물고기 모양의 장식을 정교하게 복원했다. 또 고해상도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접목해 이 물고기들이 생동감 있게 유영하는 모습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 물고기는 바다를 건너 현재 일본과 왕래하던 마한 사람들이 바다를 밟고 건너다니는 모습을 상징한다는 게 황보창서 학예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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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토된 마한 시대 금동 신발(왼쪽)과 1차 복원(가운데), 최종 복원(오른쪽)된 금동 신발 [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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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복원한 금동신발은 지난해 3월 박물관에 기술을 이전해 일반인도 관람할 수 있다. 국립나주박물관 상설 전시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마한 금동신발 홀로그램 체험전’에 방문하면 정교하게 복원한 홀로그램 신발을 볼 수 있다.

박순보 GIST 한국문화기술연구소장은 “GIST가 개발한 문화기술이 지역의 문화유산을 생생한 콘텐트로 되살릴 수 있었다”며 “문화예술 기관과 협력해 기술 개발 성과를 문화 현장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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