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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삼성 총수부재 10일]쇄신작업 박차…주총·미전실 해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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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7위에서 49위로 하락한 삼성


삼성 "미전실 해체는 특검 수사가 끝난 직후 발표"

미전실 기능, 전자·물산·생명…삼각편대로 대체될 듯
삼성, 이참에 정경유착 고리 차단…'시스템 강화'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지 10일이 지난 가운데 삼성이 미래전략실 해체, '정경유착 고리' 단절을 위한 쇄신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참사를 더이상 재연하지 않겠다는 의지아래 정경유착 근절 등을 위한 강력한 개혁을 진행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르면 3월에 미전실을 해체할 예정이다. 삼성이 "쇄신안 발표는 특검수사가 끝난 직후"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특검팀의 수사가 종료되는 오는 28일 이후에 미전실 해체가 발표될 예정이다.

당초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 17일 구속되면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미전실 해체 시점이 미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이 부회장을 대신한 미전실의 역할론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은 결정을 미루기보다 쇄신안을 진행함으로써 위축된 경영활동을 재개하고 조직을 추스른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은 이 부회장의 수감 여부와 관계없이 다음 달 안에 미전실 해체 작업에 들어간다. 미전실 해체가 이뤄지면 그 동안 미전실이 담당했던 계열사 간 업무조정, 경영진단, 채용 등의 기능은 삼성전자와 물산, 생명 등 3대 주력 계열사로 이전될 전망이다.

다만 미래전략실이 해체될 경우 단일체제의 그룹 컨트롤타워 기능이 사라지게 된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각 관계사들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붕괴된다는 것은 비효율적인 동시에 경영전략상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최소한의 업무조율 및 협력 시스템은 가동돼야 할 필요성이 크다.

삼성은 이런 점을 감안해 미전실 기능을 전자와 생명, 물산 3개사로 나눠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이들 3사가 전략·인사·기획 등 기존 기능을 확대·강화해 전자계열사와 금융계열사, 바이오계열사 등을 이끌어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미리전략실의 기능을 주요 계열사로 이관하는 식으로 바뀌는 셈이다.

이에 따라 계열사별로 이사회 중심 경영활동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들끼리 업무가 중첩되거나 조율이 필요한 경우 삼성전자·생명·물산의 경영지원조직이 주도적으로 교통정리에 나서는 것이다.

그다음 단계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해, 장기적으로는 이런 기능을 지주회사 산하에 자연스럽게 흡수되도록 할 계획이다.

재계 일각에선 미전실 해체가 이뤄지면 삼성은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상당히 자유로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삼성공화국'이라는 비판도 비켜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미전실 소속 상당수 인력들은 일단 기존 소속사로 돌아가거나 삼성전자로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삼성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야기된 정경유착의 고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보다 엄격한 내부 규정을 세우는 등의 방침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열린 이사회에서 10억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을 이사회에서 의결토록 했다.

이에 따라 10억원 이상의 후원금이나 사회공헌기금은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또 의결된 내용은 외부에 공시하게 되는 방식으로 바뀐다.

외부 단체나 기관의 요청에 따른 기부, 후원, 협찬 등의 '후원금'과 삼성전자의 사회봉사활동, 산학지원, 그룹 재단을 통한 기부 등 '사회공헌기금'이 이에 해당된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이사회가 아닌 경영위원회에서 외부 후원금 등의 집행 여부를 결정했다. 자기자본의 0.5%(약 6800억원) 이상 특수관계인은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이사회에서 결정했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의 집행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조치와 함께 사전 심사를 위한 '심의회의' 신설, 분기별 운영현황과 집행결과 점검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마련했다.

이날 의결된 사안은 다음달 24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의안으로 올라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작년 4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1주당 2만7500원씩 총 3조8500억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고, 9조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상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삼성이 내부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을 처리하겠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며 "총수 부재 상황에서 회사를 효율적으로 이끌기 위한 플랜B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forgetmeno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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