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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금융위기 이후 실질소득 첫 감소…소비성향도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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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물가상승을 고려한 가구당 실질소득이 전년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실질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1.5%) 이후 7년 만이다.

24일 통계청은 ‘2016년 연간 가계동향’을 발표하고,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439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연간 소득 증가율은 2014년 3.4%, 2015년 1.6%, 2016년 0.6%로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물가상승을 고려한 가구당 실질소득은 같은 기간 오히려 0.4% 감소했다.

소득에서 세금과 보험료 등 비(非)소비지출을 빼고 순수하게 의식주를 위해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은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358만8000원으로 역시 전년 대비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수치 역시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던 2009년치(0.7%)와 같은 수준이다.

살림살이가 빠듯해지다 보니 소비성향은 역대 가장 저조한 수준까지 낮아졌다.

가처분소득 가운데 실제 소비지출에 쓴 돈의 비중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지난해 71.1%로 전년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손에 쥔 돈이 100인데 이 중 71.1만 쓴다는 뜻이다. 평균소비성향은 2010년 77.3%를 정점으로 꺾이기 시작해 2012년부터는 매년 ‘역대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분기별로 들여다보면 작년 4분기 평균소비성향이 69.7%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60%대까지 내려왔다.

소비를 줄이다 보니 가구의 월평균 흑자액은 103만8000원으로 3.8% 증가했지만, 소득이 늘어서 생긴 흑자가 아닌 소비를 줄여 얻은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였다.

우리나라 가계 구성원들은 먹을 것(식료품·비주류음료 -1.3%)과 입을 것(의류·신발 -2.4%), 즐길 것(오락·문화 -0.2%)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지출을 줄였는데, 주류와 담배에 대해선 전년보다 지출액을 5.3% 늘렸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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