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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IT 업계-트럼프 '성 소수자 권리' 놓고 제2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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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MS, 구글, 세일즈포스 등 공식으로 강력 반발

연합뉴스

성전환자 화장실 표지판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실리콘 밸리가 '성 소수자 권리'를 놓고 또다시 충돌하고 있다.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120여 개 IT 기업(실리콘 밸리 주요 테크기업의 거의 전부)들이 법원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첫 번째 조직적 반발이었다면 트렌스젠더(성전환자) 학생들의 학교 내 화장실 권리보호 지침을 폐기하기로 한 것이 제2의 전면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실리콘 밸리는 지난해에도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성전환자 화장실 권리보호 지침에 반대한 것에 대해 거세게 비난한 바 있다.

IT 업계가 성 소수자 권리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주요 테크 기업의 종사자나 이들 고객들의 진보적 성향과 무관치 않다.

애플은 23일 공식 성명을 통해 "모든 사람은 낙인과 차별이 없는 환경에서 번영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성전환 학생들은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며, 그들의 권리와 보호를 제한하거나 폐지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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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CNN에 보낸 성명을 통해 "성전환 학생들의 권리를 후퇴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 최고법률책임자(CLO)는 트위터를 통해 "1863년 1월 1일 이후 미국 연방정부는 모든 미국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면서 "이제 와서 이를 멈출 수는 없다"며 #LGBTQ(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성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한다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차량공유업체인 리프트는 성명에서 "우리는 이 조치에 반대한다"면서 "우리는 항상 성 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지해 왔다"고 밝혔다.

우버 역시 "LGBT 커뮤니티를 겨냥한 해로운 조치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의 화장실 법안(반(反) LGBT 법안)에 가장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던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는 "이제는 모든 우리 학생들을 사랑하자는 데 동의하자. 그러면 우리 학교들이 모두를 위해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IBM도 "교육 현장에서 성적 정체성에 기반을 둔 어떤 차별적 정책에 대해서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지니 롬티 CEO는 트럼프의 경영자문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 페이팔과 핀터레스트, 야후와 텀블러 등도 이 조치에 반대하는 성명이나 입장을 발표했다.

트랜스젠더 학생 화장실 권리보호 지침은 성전환 학생이 자신의 성 정체성에 맞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로, 직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한 정책이다.

트럼프 정부는 앞서 이달 초 오바마 정부의 이 같은 지침에 제동을 건 연방법원의 결정에 항소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하기로 함으로써 관련 지침 폐기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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