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 전후, 경험 유무에 따른 임금 격차는 3년 전보다 커져
경단 사유 '결혼'은 감소했지만 '임신.출산', '돌봄' 증가
비취업 여성 61.4%가 '시간제' 선호...육아와 자녀교육 때문
박씨는 전공이 전문직종이라 그나마 나은 편이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은 이보다 상황이 더 어렵다. 대부분 경력단절 이전에 비해 임금이 깎인다. 박씨도 “나는 다행히 임금이 경력단절 전과 비슷했지만 주변 친구들이 경력단절을 겪고 난 후 재취업을 하려고 하면 면접에서 항상 받는 질문이 ‘애 키우면서 일할 수 있겠냐’는 것”이라며 “그렇게 물어보면서 보통 임금을 깎는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서 경력단절여성이 재취업을 하기까지 평균 8.4년이 걸리고, 임금은 경력단절 전보다 월 26만8000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5~6월 전국 만 25-54세 여성 4835명을 대상으로 방문ㆍ면접 조사를 실시해 ‘2016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재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3년 전 조사 결과(8.6년)와 비슷하지만 경력단절 전후에 따른 임금 차이는 4만7000원 더 커졌다.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여성과 없는 여성의 임금 차이는 더 벌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경력단절 유무에 따른 임금 격차는 월 76만3000원으로, 3년 만에 10만3000원 더 커졌다.
자료: 여성가족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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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은 하고 있지 않지만 일하기를 희망하는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근로형태는 ‘시간제’로, 이를 꼽은 비율은 61.4%에 달했다. 2013년 조사 때보다 29.5%포인트나 많아진 것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경력단절 당시 시간제로 근무하던 여성의 비율은 6.1%였지만 경력단절 이후에는 28.9%로 증가했다. 첫 일자리로 시간제 근무를 택한 비율이 14.9%였던 2013년 조사 때보다도 14%포인트나 높아졌다.
여성들이 시간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육아(42.6%)와 자녀교육(23.5%)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11.7%)와 ‘가족구성원 돌봄’(5.4%) 등이 뒤를 이었다. ‘전일제 직장을 구할 수 없어서’라는 응답은 0.7%에 불과했다. 현재 일하지 않고 있는 여성이 정부에 희망하는 정책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37.1%)가 가장 많았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확충’(28.1%),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21.6%) 순서로 나타났다.
현재 취업 상태인 여성들이 정부에 바라는 정책은 ‘연령차별 철폐노력’이 32.8%로 가장 많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확충’(31.1%)과 ‘경력개발 프로그램 지원’(30.6%)도 비슷한 응답율을 보였다.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을 꼽은 비율도 28.1%였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조사로 경력단절에 따른 개인적·사회적 손실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성의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근로시간 유연화 등으로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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