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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TV디스] 더딘 전개 속 최종회 남은 '화랑',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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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스포츠투데이 장민혜 기자] 산 넘어 산이다.

KBS2 월화드라마 '화랑'은 오늘(21일) 밤 10시 최종회인 20회를 앞두고 있다.

마지막 한 회를 남겨뒀지만 기대가 하나도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화랑'은 1500년 전 신라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화랑들의 열정과 사랑, 성장을 그리겠다는 기획 의도를 담고 있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

우선 얼굴 없는 왕 삼맥종(박형식)의 정체가 드러난 부분부터 기대는 밑바닥 쳤다. 아들을 지키고자 했던 지소태후(김지수)와 마찰을 빚으며 역사 속 정복왕인 진흥왕의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삼맥종은 숨어 다니다 후반부 "내가 신국의 왕"이라며 신하들 앞에 나선다. 허무하기 짝이 없다.

초반부터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던 무명(박서준) 역시 아깝다. 극 초반에는 무명의 정체가 대가야 마지막 월광태자라는 추측을 낳았고, 우륵(김원해)까지 등장하며 대가야의 마지막 왕자라는 설에 힘을 싣는 듯했다. 하지만 무명의 정체는 휘경공(송영규)의 숨겨둔 아들이었다. 우륵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해 흥미진진한 극 전개를 기대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비밀이었다.

막문(이광수)의 죽음으로 왕경에 들어오게 된 무명은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자 왕위에 욕심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19회가 소모됐다. 더딘 전개 속에 캐릭터가 무너져 내렸다. 물론 무명의 결정에 한몫하게 된 아로(고아라)의 고난은 쓸데없이 소모적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신라 시대 청춘들의 로맨스도 허무하기 짝이 없다. 고고한 지소태후를 짝사랑하는 신라 바람둥이 수호(최민호)의 이야기는 반 토막 났고, 19회에 이르러 자신을 어리다 말하는 지소태후에게 "전 어린 게 아니라 젊은 거다. 이렇게 폐하를 보면 미친 듯 뛸 만큼"이라며 뜬금없이 고백했다.

원수 집안인 반류(도지한)와 수연(이다인)의 로맨스도 드문드문 등장해 둘이 어느새 애틋한 사이가 됐는지 시청자 입장으로선 납득하기 어렵다.

앞서 지난 14일 죽게 된 한성(김태형)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무명의 각성제 역할을 하게 된다 했으나 맹독이 발라져 있는 줄 모르고 검을 잡고 사망했다. 한성이 죽기까지 이복형 단세(김현준)와 우애를 자랑하면서도 무명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지 개연성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여울(조윤우)도 무언가 존재감을 드러내길 바랐지만 그저 관망하는 존재일 뿐이었다. 예쁘장한 신라 화랑, 그게 여울의 전부였다.

마지막 회가 돼서야 '화랑'에서는 왕위를 두고 칼을 겨눈 삼맥종 무명의 이야기가 나왔다. 신라 시대 6화랑의 청춘은 잊힌 지 오래다. 6화랑 모두 캐릭터 서사를 갖고 있음에도 어느 것 하나 풀어지지 않은 채 답답함만이 남았다. 제작진은 1회 안에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는 목표가 남았지만, 19회까지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서사를 단 1회 만에 그려내기란 어려워 보인다.

장민혜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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