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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카다피 전 대통령 비자금 100억 갖고 있다'…블랙머니 사기 외국인 2명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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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피해자 앞에서 '블랙머니' 사기를 저지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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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머니' 사기에 이용된 증거물들


【의왕=뉴시스】김지호 기자 =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대통령의 비자금 100억원을 갖고 있다고 속여 검은 종이를 달러로 바꿀 수 있다는 이른바 '블랙머니' 사기를 저지른 외국인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 의왕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카메룬 국적인 A(43)씨와 라이베리아 국적의 B(43)씨를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국내에서 무역업을 하는 송모(60)씨를 상대로 "검은 종이에 약품을 처리하거나, 약품이 들어 있는 기계에 검은 종이를 넣으면 100달러 지폐로 변한다"는 이른바 '블랙머니' 사기로 1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리비아 전 대통령인 무아마르 카다피의 비자금 100억원을 보관하고 있다. 공항에 걸리지 않게 하려고 검은색으로 칠한 후 한국에 들여와 약품 처리해 100달러 지폐로 만들어주겠다"며 송씨 등에게 무작위로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이메일을 받은 송씨는 A씨 등과 서울 이태원에서 만났고, 눈앞에서 이들이 검은 종이를 100달러 지폐로 바꾸는 모습을 보고 속았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들은 약품을 탄 종이컵에 검은 종이 2장을 넣고 흔드는 척을 하다가 송씨가 한눈을 판 사이 옷 소매에서 진짜 지폐를 꺼내고, 검은 종이는 바지 주머니에 넣는 수법으로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속임에 넘어간 송씨는 A씨 등에게 블랙머니 약품 구입비용, 국내 체류비, 호텔비 등 명목으로 거액을 건넸고 경찰의 수사가 이뤄진 뒤에야 거짓임을 알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A씨 등 외에도 블랙머니 사기단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블랙머니 미끼로 비용부담이나 투자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받으면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kjh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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