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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김평우 “함부로 재판 하느냐”…이정미 “재판은 우리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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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탄핵심판 15차 변론…‘대통령 측 지연책’ 차단

경향신문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이 열린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헌재소장 권한대행 이정미 재판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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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에서 대통령 측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72)가 헌법재판소 재판부를 향해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변론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박 대통령 측이 느끼는 위기감을 상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헌재 소장 권한대행 이정미 재판장은 “재판은 저희가 한다”고 일축했다.

이날 변론이 끝나기 직전인 낮 12시쯤 이 재판장이 “변론을 마치겠다”고 하자 대통령 측 김 변호사가 변론시간을 달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재판장이 어떤 내용을 말할 것인지 묻자 김 변호사는 “제가 당뇨가 있다. 어지럼증이 있어서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을 줄 수 있는지”라고 말했다.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 변론을 이어가자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때는 증인신문과 서증조사, 양측의 진술권 부여 등이 모두 끝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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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 이동흡 전 헌재 재판관(왼쪽), 이중환 변호사(세번째) 등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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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판장은 이에 “다음번에 하는 것으로 하자”고 답했다. 그러자 김 변호사는 “오늘 준비해왔으니 점심을 못 먹더라도 변론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가 그를 말렸지만 소용 없었다. 이 재판장이 “재판 진행은 저희가 하는 겁니다. 오늘 변론은 여기까지 하겠다”고 심리를 끝내자, 김 변호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나가며 “지금까지 12시 변론을 꼭 끝내야 하는 법칙이 있느냐. 그럴 거면 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하느냐.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느냐”면서 삿대질을 하며 호통을 쳤다.

김 변호사의 행동에 대해 변론 종료 후 박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김 변호사의 변론 내용은 미리 상의되지 않은 것”이라며 “재판 진행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려는 것으로만 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나 “(대리인이) 변론을 하겠다는데 못하게 제지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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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우 변호사가 20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참여하기 위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대해 한 현직 판사는 “재판부가 증거조사나 변론 도중에 변호사를 가로막은 상황이 아니다”며 “이의신청을 넘어 재판부를 모독하는 행위는 변호사를 감치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지금까지 재판부가 공정을 기하기 위해 탄핵심판과 깊은 연관이 없는 증인을 대거 채택해주는 등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며 “그럼에도 대통령 측이 재판부의 공정한 진행을 탓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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