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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수감자 배지 단 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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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후 연이틀 특검 소환조사, 양복차림… 포승줄에 수갑 차

조선일보

19일 오전 9시 40분쯤 법무부 25인승 호송 버스가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검은 양복 차림의 이재용(49·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교도관들과 함께 내렸다. 미결수(未決囚)는 본인이 원하면 재판이나 검찰 조사 때 수의(囚衣)가 아닌 양복 같은 사복(私服) 차림이 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부회장은 왼쪽 옷깃에 수감자 번호가 적힌 배지를 달았다. 수갑을 찼지만 수건으로 가려져 있었고, 양팔은 포승줄에 묶인 상태였다. 전날인 18일 오후 10시까지 조사를 받은 후 12시간 만에 다시 소환된 그는 이날도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지난 2014년 9월, 2015년 7월, 2016년 2월 박 대통령과 세 차례 독대(獨對)에서 자신의 경영권 승계 관련 청탁을 한 적이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청탁은 한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18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과 10분간 면회하며, 미국 최대 전장(電裝) 업체인 하만 인수 합병건에 대한 이사회 통과 소식 등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면회 후 "이 부회장은 식사를 잘하고 있다"고 했다.

특검팀은 독대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승마, 동계영재센터 등을 언급하며 최순실씨 측을 지원하라고 얘기했고, 이 부회장이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그 대가로 순환출자 해소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에 도움을 받았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특검팀은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오는 28일 이전에 이 부회장을 기소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구속 이후 연일 이 부회장을 소환해 보강 수사를 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지원 대가로 최순실씨 측에 433억원을 뇌물로 건넸다는 이 부회장의 혐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뇌물수수 등)와도 직결된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앞두고 이 부회장으로부터 독대 과정 등과 관련한 최대한의 진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특검팀은 박 대통령 측에 이번 주 내로 대면조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수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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