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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천경자 미인도 왜 지금 진위논란?…김재규 부정축재 규명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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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슈섹션] 자, 여기 한 점의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의 원작자로 알려진 화가 A씨는 “나는 이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말했다.

1991년 위조 작가 B씨가 나타나 “내가 그렸다”고 했다.

상식적으로 이 그림은 B의 그림으로 결론나는 듯 했다.

헤럴드경제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고 천경자 화백 유족의 변호인단이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검찰의 결론에 대한 항고장을 제출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검찰은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씨가 “미인도가 가짜임에도 진품이라고 주장한다”며 전현직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 6명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 이로부터 5일 전인 지난19일 “미인도는 진품”이라고 발표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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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변수가 등장한다.

위작 논란이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B씨는 2차례의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3차 조사에서 “내가 그리지 않았다”며 말을 뒤집고 말았다.

바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 이야기다.

A씨가 천경자 화백, B씨가 위조작가 권춘식이다.

천경자 화백의 유족은 프랑스 감정업체에 의뢰해 진위 여부를 검증하기로 한다.

프랑스 감정업체는 진품이 아니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천경자 화백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는 것이다.

논란은 미인도가 진품이 아니라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듯 했다.

그러나 검찰이 해당 그림은 미인도 진품이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 때문에 미인도 진위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미인도 진위 여부는 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정국과 얼기설기 엮여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미인도는 1979년 10월 26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

진위 여부 논란이 뜨거운 미인도 작품이 당시 대통령을 향해 총구를 겨눴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집에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김재규 부장 집에서 고가의 그림이 발견됐다며 그를 부정축재자로 몰았다.

유족들은 김재규 부장은 평소 검소한 사람이었다며, 그림 또한 진품이 아니라 모조품을 선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진위 논란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부정축재자 여부 판단과 직결돼 있는 사안인 셈이다.

최근 최순실씨 등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나며 당시 최태민 목사와 박근혜 간의 관계, 김재규 부장의 행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프랑스 감정업체에 진위 여부 판단을 맡긴 유족 측이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앞으로 이 작품의 진위 논란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프랑스 감정업체와 한국 검찰 간의 논쟁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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