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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한국만 ‘고용축소형’ 성장 고집…노동개혁도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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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양적완화 통해 실업률 하락 성공

각국 통상마찰 감수 ‘실업과의 전쟁’ 고삐

한국은 일자리 창출 국정운영 표방 불구

최근 3년새 실업률 상승 ‘고용절벽’ 직면

노동시간 단축 등 구조개혁 좌초땐

국제경쟁력 추락속 경제성장 퇴보 우려확산



전세계가 총성없는 ‘일자리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한국은 유독 ‘고용 축소형’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 중심의 국정운영을 표방하고 있지만 일자리 창출은 커녕 기존 일자리 유지도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핵심과제인 노동개혁은 2015년 9월 노사정 대타협 이후 헛바퀴를 돌면서 국제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과 정규-비정규직 격차 축소 등 당장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경제의 뒷걸음질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헤럴드경제

3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들은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 최근 3년 사이에 실업률을 2%포인트 안팎 떨어뜨렸으나, 유독 한국은 같은 기간 실업률이 상승하며 최악의 ‘고용절벽’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OECD 34개국의 평균 실업률은 지난 2013년 7.9%에서 2014년 7.4%, 2015년 6.8%로 단계적으로 하락한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6.2%에 머물렀다. 최근 3년 사이에 1.7%포인트 하락한 셈이다. 고(高)실업의 대명사인 유로지역의 실업률도 같은 기간 12.0%에서 9.8%로 2.2%포인트 하락했다. 최악의 재정위기를 겪었던 스페인ㆍ그리스는 물론 독일ㆍ영국 등의 실업률이 크게 하락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실업률이 2013년 7.4%에서 지난해 11월 4.6%로 무려 2.8%포인트 하락해 가장 극적인 실업률 하락을 보였다. 영국의 실업률도 2013년 7.6%에서 지난해 9월엔 4.8%로 2.8% 하락해 미국과 함께 실업률을 크게 낮춘 국가로 기록됐다.

그리스 실업률은 2013년 27.5%에서 지난해 11월 23.1%로, 스페인은 같은 기간 26.1%에서 19.2%로, 포르투갈은 16.5%에서 10.5%로 대폭 낮아졌다. 독일 실업률도 같은 기간 5.2%에서 4.1%로 1.1%포인트, 일본도 0.9%포인트(4.0%→3.1%) 하락했다. 반면 프랑스는 0.8%포인트(10.3%→9.5%), 이탈리아는 0.2%포인트(12.1%→11.9%) 하락하는 데 머물러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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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선진국들이 양적완화 등을 통해 실업률을 낮추는데 성공을 거두었지만 한국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한국의 실업률은 2013년 3.1%에서 2014년 3.5%, 2015년 3.6%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도 3.6%를 기록했다. 최근 3년 사이에 0.5%포인트 오른 것이다.

34개 OECD 회원국 가운데 실업률이 오른 곳은 모두 8개국으로, 한국의 실업률 상승폭은 터키 2.7%포인트(8.7%→11.4%), 노르웨이 1.3%포인트(3.5%→4.8%), 핀란드(8.2%→8.8%)와 칠레(5.9%→6.5%)의 0.6%포인트에 이어 5위였다. 터키나 노르웨이가 같은 기간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특이 요인을 감안하면 한국의 실업률 상승이 두드러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OECD 국가들의 실업자수는 3850만명으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4월에 비해선 여전히 590만명 많은 상태다. 때문에 각국은 통상마찰을 감수하면서도 무역전쟁을 동반한 ‘실업과의 전쟁’을 지속하고 있고, 올해 그 파고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진전을 보이지 못할 경우, 국제경쟁에서 더욱 뒤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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