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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언제 취직할래?”…설 연휴 잔소리 날려버릴 '메탈 스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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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는 직장인, 학생 할 것 없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혼자 떠나는 여행 등 별개의 계획이 있는 이들에게만이다. 오랜만에 친척, 어르신들을 만나야 하는 자리가 마냥 유쾌할 사람은 몇 안될테다.

이맘때쯤이면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설에 듣기 싫은 말 베스트5’ 등을 뽑은 설문조사를 앞다퉈 발표하곤 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래?” “살쪘는데 관리 안하니” “누구는 대기업에 취직했다더라” 등이 올해 한 취업포털이 구직자·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듣기 싫은 말’이다.

이런 설 연휴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다만, 최근 때려부수는 듯한 ‘기관총 사운드’로 우리곁에 돌아온 ‘메탈리카(Metallica)’의 음악이라면 설 연휴 오지랖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에 효험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향신문

천계영 작 <언플러그드보이>(1997)의 “난 슬플 땐 힙합을 춰”란 현겸이의 대사는 당시 뭇 소녀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음악엔 감정을 심화 혹은 전환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 “난 빡칠(화날) 땐 메탈을 들어” 사진출처:Imgrum 사이트


지난 11일 서울 고척돔에선 ‘메탈리카(Metallica)’의 네번째 내한 콘서트가 열렸다. 지난 2016년 말 ‘Big Four’ 중 하나인 앤스랙스(Anthrax)의 내한이 있긴 했지만 옆나라 일본에 비해서 해외 스타의 내한이 극히 드문, 그것도 메탈 밴드의 내한은 더더욱 드문 한국인지라 메탈 팬들에게 있어서 내한 소식은 언제나 ‘가뭄의 단비’다.

‘그날’의 메탈리카는 80년대 전성기를 방불케하는 ‘기관총 사운드’가 불을 뿜으며 관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라스 울리히의 캐릭터 강하고 파워풀한 드럼 사운드, ‘스틱 기타’ ‘발 기타’ 등 화려한 스킬을 선보인 커크 해밋의 기타 실력은 이제 이 형님들도 ‘평균 나이 50대’란 사실을 의심케 할 정도였다.

특히 이번 라이브 투어의 이유이기도 한 새 앨범 <Hardwired...to Self-destruct>(2016)은 “(메탈리카 특유의) 중량감 넘치는 펀치력과 파워코드로 ‘제대로’ 돌아온 앨범”(임진모 음악평론가)이란 평을 듣기도 했다. 가디언지는 이번 앨범에서 ‘Atlas, Rise!’ 등 몇몇곡은 1991년의 셀프타이틀 명반 <Metallica>에 비견할만하다고 평했다. 2000년대 이후 갈지자 행보를 보이며 8년이란 공백을 만들기도 했기에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들은 우려를 비웃는 듯 새 앨범을 들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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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공연기획사 액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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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공백을 깬 거장의 컴백은 단순히 ‘80년대로의 회귀’는 아니었다.

새로운 시도는 이번 콘서트 라인업에서도 드러났다. 오프닝 밴드로는 이례적으로 일본의 메탈 컨셉 아이돌 ‘베이비메탈(BabyMetal)’이 나섰다. 파격적인 시도에 ‘우려 반, 기대 반’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질적인 두 무대는 썩 괜찮게 어우러졌다는 평이었다. 11일 콘서트를 스탠딩석에서 관람했던 메탈리카 팬 김정훈씨(32·직장인·가명)는 “이번 기회에 베이비메탈을 처음 접했는데 세션의 연주도 생각보다 좋았고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기회가 되면 다른 뮤직비디오나 무대 영상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콘서트에 갔던 이들이라면 고척돔에서의 열광적인 기억을 떠올리며, 혹은 콘서트에 참석하지 못했던 메탈 팬들이라도 설 연휴의 고단함을 한번에 날려버릴 영상들을 소개한다.

“언제 시집갈래” “언제까지 집에서 놀거니?” 등 ‘절대로 피하고 싶은 오지랖’이 들려온다면 잠시 이어폰을 끼고 눈을 감아보자. 그리고 흥에 겨운 척 한 소절쯤 따라불러도 좋지 않을까.

“Shoot me again / I ain‘t dead yet // All the shots I take / I spit back at you // All the shit you fake / Comes back to haunt you. (다시 한번 쏴봐. 나 아직 안죽었어. 그대로 너한테 돌려줄게. 네가 나한테 쏜 X같은 것들. 너한테 돌아가 널 쫓지) (Metallica <St.Anger>(03) ’Shoot me Again‘)”

1.2006년 메탈리카 내한 라이브 영상 - “전설의 떼창”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06년, 2번째 내한 라이브 당시 메탈리카의 라이브 영상. ‘전설’로 내려오고 있는 떼창 영상이 2006년 라이브에서 찍힌 것이다. 당시 MBC가 공연 실황을 TV로 녹화 방송했다.

2.‘Atlas, Rise!’ ‘Moth Into flame’ MV(2016)







이번 신규 앨범 <Hardwired...Self-destrcucted>(2016)에 수록된 곡들 중 앨범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 두 곡의 뮤직비디오다. 지난 11일 내한 콘서트가 지난 ‘전설적인 라이브’ 공연 무대들보다 좋았던 점은 바로 셋리스트에 신보 Atlas, Rise와 Moth Into Flame이 있었다는 점이다. 정말이지 그 묵중한 사운드는 발바닥을 들썩이게 하고 심장을 쿵쿵 때렸다.

3.다 좋지만, 역시 없어서 허전했던 ‘Creeping death’(1984)




“이번에도 불러줄까” 기대했지만 이번 내한 공연 셋리스트에서 빠져서 많이들 아쉬워했던 라이브 단골곡 ‘Creeping death’다. ‘Creeping death’는 구약 성경 출애굽기에서 신이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의 압치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이집트에 흩뿌렸던 ‘10가지 재앙’을 재앙의 시점에서 써낸 독특한 가사가 돋보이는 초기의 곡(<Ride The Lightning>(1984) 앨범 수록)이다. 해당 영상은 메탈리카 공식 채널 ‘Metallica TV’에서 올린 지난해 12월 17일 캘리포니아 콘서트 라이브 버전이다. “Die” “Die”란 후렴구 떼창은 역시나 등장한다.

4.‘Master of Puppets’(1986)




이번 2017 메탈리카 내한 공연 셋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했던 ‘Master of puppets’의 2012년 캐나다 퀘벡 콘서트 버전 라이브다. 이곡 역시 멜로딕한 기타 선율을 따라 흥얼거리는 도입부, 후렴구에서 “Master”를 연호하는 떼창이 유명한 곡이다. 제목의 뜻은 ‘꼭두각시들의 주인’으로, 현 시국에 대한 풍자로 들릴 수도 있어 팬들은 이번 셋리스트에서 이곡이 빠지는 것을 지레 걱정하기도 했다.

5.<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Metallica Through the Never> (영화·2013) 트레일러




데인 드한과 메탈리카 주연의 라이브 뮤지컬 영화다. 국내에도 2013년 개봉했다. 라이브 비디오라고 해도 될 정도로 라이브 영상의 비중이 높다. 당시 실제로 헤드뱅잉이나 ‘떼창’을 하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KT&G 상상마당은 일부 시간대를 ‘떼창타임’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극도로 정제된 셋리스트를 한 영상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화 크리틱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 평점도 79%로 높은 편이다.

5.10대 메탈 걸그룹 ‘베이비메탈(Babymetal)’ - ‘karate’ ‘gimme chocolate!!’







귀여운 옷을 입고 달콤한 사랑 노래를 부를법한 비쥬얼의 앙증맞은 10대 걸그룹 소녀들이지만 노래에 맞춘 표정이며 동작은 사뭇 진지하다. 고스로리에 메탈을 결합한 컨셉이다. 기타에 오오무라 타카요시, 드럼 아오야마 히데키 등 워낙 실력있는 세션들이 모여있는지라 라이브가 호평이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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