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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5마리나 죽었는데…”…고래특구 울산 장생포 또 ‘수족관 돌고래 수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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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가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사육할 돌고래 2마리를 일본에서 추가로 수입할 계획을 밝히자 환경단체들이 동물학대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울산 남구와 남구도시관리공단은 25일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에서 4∼5세 암컷 큰돌고래 2마리를 2월에 들여올 것이라고 밝혔다.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는 현재 수컷 1마리와 암컷 2마리의 돌고래가 있다. 남구는 수입할 2마리를 포함해 모두 5마리 중 3마리는 수족관에서, 2마리는 보조풀장에서 각각 사육할 방침이다.

남구관계자는 “옛 포경전진기지였던 장생포가 1986년 고래잡이 금지 이후 쇠락하다가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 개관을 계기로 고래관광 도시로 도약중”이라면서 “현재 수족관 돌고래가 3마리 뿐이고, 추정 나이도 18살과 15살로 늙어 돌고래 추가수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족관 돌고래 폐사가 잇따른 가운데 울산 남구가 또 돌고래를 수입키로 하면서 동물학대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고래생태체험관이 문을 연 2009년 이후 수족관에서 모두 총 5마리의 돌고래가 죽었다.

경향신문

환경단체들이 25일 오전 울산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돌고래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핫핑크돌핀스 제공


고래생태체험관이 개장할 때 들여온 4마리 중 암컷 1마리가 2개월여 만에 폐사했다. 또 2012년 3월 암컷 2마리를 추가로 들여왔는데, 이 중 1마리가 전염병으로 같은해 9월 죽었다. 이어 2014년 3월에는 암컷 돌고래가 새끼를 낳았으나, 새끼는 수족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3일 만에 폐사했다.

새끼를 잃은 어미는 이듬해인 2015년 6월 다시 출산했지만 새끼는 이번에도 6일 만에 죽었다. 같은해 8월에는 동료와 몸싸움을 하다가 다친 수컷 1마리가 패혈증으로 죽었다.

환경단체들은 “울산 남구와 도시관리공단이 돌고래의 죽음을 숨겼다”면서 “밀실행정으로 일관한 돌고래 수입과 사육은 동물학대로 이어졌다”고 반발했다.

동물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를 비롯해 동물자유연대·울산환경운동연합 등 9개 단체는 25일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태학살 정책인 돌고래 수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남구가 사육환경 개선을 내세워 돌고래 사육과 수입을 강행하지만 어떤 조치를 하더라도 좁은 수족관은 돌고래가 하루 수백㎞를 유영하는 바다와 같은 환경이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또 “남구는 돌고래 수입결정을 발표할 때까지 시민에게 이를 설명하거나 의견을 구하지 않았다”며 “돌고래를 이윤의 도구로 이용하는 정책을 버리고, 고래생태체험관은 야생동물 보호 전문기관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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