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정부 AI·구제역 방역 매뉴얼
“6개월 내 액체화” 2014년 본격 도입
2~3년 후 열어보니 부패 거의 안 돼
생석회가 발효 미생물까지 죽인 탓
왕겨 넣는 공법으로 재처리 불가피
전국 726억 추가 비용 부담 골머리
경남 합천군 아로면 AI 닭 매몰지. [합천=위성욱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구제역 매몰지 상황도 거의 비슷했다.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의 한 구제역에 걸린 돼지 매몰지를 찾아갔다. 간이 건 물에 들어가니 땅 위로 솟은 저장조가 보였다. 이 저장조에는 2015년 2월 구제역으로 살처분한 돼지 100여 마리가 담겨 묻혀 있었는데 역시 썩지 않았다.
침출수 막으려 전국 726곳 적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나 당초 정부의 설명과 달리 저장조 안에 담긴 가축 사체들이 시간이 많이 흘러도 썩지 않으면서 재처리를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가축매몰지 정상화 지속가능 포럼’의 안경중 사무총장은 “매몰 과정에 뿌린 생석회가 AI나 구제역 바이러스뿐 아니라 발효미생물까지 죽이면서 부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재처리비 처음보다 5배 넘게 들어
정부 방역매뉴얼에 매몰지는 3년이 되면 관리기한이 종료된다. 농사 등 다른 용도로 땅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2년 더 관리기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땅 소유주 등의 반발이 크기 때문에 보통 3년이면 관리기간이 끝난다. 2014년 1월부터 매몰한 곳은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관리기간이 종료돼 착착 재처리를 해야 할 처지다. 그런데 재처리 비용이 만만찮다. 합천 매몰지의 경우 2014년 처음 매몰 때 든 비용은 3404만원이었다. 그러나 3월 재처리 기한이 되면 호기호열법으로 재처리하면 비용이 5배 이상(1억5700만원)이 든다. FRP 방식으로 매몰한 전국 726곳의 재처리 비용은 약 726억원으로 추산된다. 충북 진천군의 김광진 산림축산과 팀장은 “ 1억 넘는 비용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합천·이천·진천=위성욱·김민욱·박진호 기자 we@joongang.co.kr
위성욱.김민욱.박진호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