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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미국산 LPG 한국시장 뒤집다...수입 비중 5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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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미국 LPG가 중동산을 밀어내고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미국산 액화석유가스(LPG)가 우리나라 LPG 시장을 독점해 온 중동산을 밀어내고 첫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시기와 맞물려 에너지 원료 시장 대격변이 점쳐진다.

2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미국산 LPG는 전년 대비 149.4% 늘어난 335만1454만톤으로 집계됐다. 석유공사 LPG 수입 통계가 작성된 1992년 이래 최대 물량이다. 전체 LPG 수입 물량의 47.7%로 역대 가장 높았다.

반면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에서 들어온 중동산 수입은 전년 대비 14.1% 줄어든 267만3173톤에 그쳤다. 비중은 2015년 58.1%에서 지난해 38.1%로 급락했다.

미국산 LPG가 급증한 것은 저렴한 가격과 LPG업계 도입처 다변화 노력에 따른 것이다. 현재 미국 현지 LPG 가격은 중동산 대비 톤당 약 30달러 낮다. 직도입하면 수송 거리와 기간이 길어 운송비 부담이 늘어나지만 해외 트레이더가 판매하는 현물(스폿) 가격은 중동산 대비 낮은 상태다.

LPG수입사 관계자는 “미국 LPG가격이 중동산 대비 월등히 우월하다고 볼 수 없지만 도입처 다변화를 활용한 경쟁 유도 차원 전략에서 도입량을 늘린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LPG가격은 국제유가와 연동하지만 사실상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일방으로 결정하는 구조다. 앞으로는 북미 LPG 생산량이 확대되고 아시아로 유입되는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LPG 가격 결정 구조에 `수급`이라는 요인이 반영될 여지가 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IHS는 올해 아시아 지역 미국산 LPG 수입량이 전년 대비 약 13% 늘어난 1700만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산 비중은 전년 대비 약 2%포인트(P) 늘어나 역대 최대인 31%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가스 생산, 수송 인프라 확충을 공언하고 있어 공급 물량의 지속 증가 가능성이 짙다.

원유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우리나라 원유 시장에서 중동산 비중은 80~85%를 오르내린다. 지난해 GS칼텍스가 처음으로 미국 원유를 도입한 데 이어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등도 미국산 원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격 오름세는 일시성 수급 차질 때문으로 올해 미국산 LPG 아시아 시장 유입량이 늘면 중동 공급처도 가격 인하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미국과 중동 지역의 LPG 생산 구조가 다른 것도 가격 안정화 측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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