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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아베 "트럼프에 TPP 계속 설득…RCEP, EPA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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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시정연설하는 일본 아베신조 총리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위한 대통령령 서명에 일본 정부는 '올 것이 왔구나'라는 분위기이면서도, 지속적으로 트럼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설득한다는 자세를 나타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4일 국회에서 "TPP발효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속적으로 이해를 구하는 한편,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및 유럽연합(EU)과의 경제연대협정(EPA) 체결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TPP는 미국, 일본이 주도해온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지난해 2015년 10월 타결됐다. 각국의 국내절차 마무리 후 발효되는 수순만을 앞두고 있었지만 보호무역 주의를 앞세운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TPP탈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 20일(현지시간) TPP탈퇴를 공식화 했으며, 23일에는 TPP탈퇴를 위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NHK, 아사히 등에 따르면 트럼프의 TPP탈퇴는 이미 예고된 것이지만 아베 정권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베 총리는 24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에게) TPP정책이 가지는 전략적, 경제저 의의에 대해 침착하게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제1야당인 민진당의 렌호(蓮舫) 대표의 질문에 답했다.

이날 렌호 대표는 트럼프의 TPP탈퇴 선언에 대해 "아베 총리는 우리나라(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약 14조엔 올릴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발효 전망이 없는 TPP 대신에 어떠한 정책으로 이것을 보충할 것이냐"고 추궁했다.

아베 총리는 "몇년 간의 협상을 거쳐 타결한 TPP의 새로운 룰은 향후 통상교섭의 모델이다"라며 "21세기의 세계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애써 TPP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TPP가 사실상 물거품 됐다는 것을 인식한 듯 유럽연합(EU)과의 다자간 FTA인 EPA 및 중국 주도의 RCEP의 질 높은 협정 체결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정권은 아태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TPP발효에 사활을 걸어왔기 때문에, 중국 주도의 RCEP에도 참여해 협상을 진행하기는 해도 적극성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TPP가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는 RCEP 체결로 방향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국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해양진출로 안전보장 상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중국과는 어려운 과제도 있지만 전략적 호혜관계가 있다"라며 "관광을 포함해 관계 개선을 추진해갈 것"이라고 밝혀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의 TPP탈퇴 재천명에 이날 일본 관계 각료들은 각료(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을 제외한 11개국의 TPP발효는 의미가 없다면서 미국 측을 지속적으로 설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없는 TPP는 의미가 없다. 11개국을 전제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郎) 재무상도 TPP와 관련해 "트럼프 정부에 차분히 이해를 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야마모토 유지(山本有二) 농림수산상은 "일본은 TPP 발효를 목표로 꾸준히 노력할 방침으로, 트럼프가 대통령령에 서명한 것은 일본의 자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야마모토는 농산상을 이어 트럼프가 중시하는 양자 협상에 대해서는 "일본은 어디까지나 TPP우선이다. 계속해서 TPP발효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실적이다"라며 미일 간 양자 FTA보다 TPP를 위해 노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야마모토 농산상도 미국을 제외한 형태의 TPP발효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 및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경제재정 재생상도 TPP발효를 위해 트럼프 정부 측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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