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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감정 읽기 능력의 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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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언어 못지않게 감정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감정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학원을 다니면서 부모가 보살펴주는 시간이 늘었다. 과잉보호로 인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더뎌지고, 아이에게 해가 되기도 한다. 닐스 비르바우머와 외르크 치틀라우의 <뇌는 탄력적이다>에 따르면 어린 시절 지나치게 부모가 통제하거나 보살펴준 사람들은 혼자 논 경험이 많았던 사람들보다 전전두엽 피질에 있는 회색 뇌 구성 물질이 적다. 기억 내용 통합과 감정에 대한 판단 및 평가를 관여하는 뇌의 영역이다. 즉, 눈치가 약해진다. 부모가 보호를 해주니 누구 눈치를 보고 자신이 빨리 판단하여 행동할 일이 적어진다.

다른 이의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사회생활에서 큰 불편함을 줄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세상에서는 글이나 영상 너머의 상대방 감정까지 읽어야 하므로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아이들에게 인터넷 글에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어떻게 확인하는지 물었다. 대부분 인터넷 글의 내용이 아닌 댓글을 보고 알아차린다고 답했다. 원래의 글에서 파악되어야 하는데 다른 이의 댓글 도움이 있어야 한다니, 학원에 익숙하고 타인 감정에는 둔한 세대답다는 느낌이다.

오래전부터 인간 감정을 분석하는 기술이 연구되었다. 이제 사람 얼굴을 보거나 음성을 인식하여 어떤 감정 상태인지 알려주는 기술이 대중에게도 보급 중이다. 이스라엘 기업 비욘드버벌은 18년간 연구된 인간 음성(억양) 분석의 특허 기술을 상업화하였다. 30개 이상의 다른 언어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기분, 태도, 성격을 파악한다. 대중을 위한 무디스(Moodies) 앱도 서비스 중이다. 디지털 세대의 감정 파악 능력은 점점 감소하고, 그것을 도와주는 기술은 발전하고 있다. 기술의 도움을 받기 전에, 아이들 스스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것은 어떨까?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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