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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팩트체크] 대통령 권한대행, 대선 출마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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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은 오직 그 생각(국정 안정화)뿐입니다" "지금은 그런(대선 출마)…상황이 아니고"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황교안 권한대행의 답변입니다. '지금은'을 두 번 반복했죠. 뒤집어서 생각하면 상황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는 뜻도 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대선 출마가 가능한가. 이건 법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냉정히 짚어봐야 할 부분입니다. 대통령이 탄핵되면 60일 안에 치러질 대선 관리를 다름 아닌 권한대행이 해야 하기 때문이죠.

오대영 기자, 일단 공무원 신분으로는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기자]

네. 공무원직을 버려야 합니다. 공직선거법에 그렇게 돼 있거든요. 53조 1항 보겠습니다. 선거일 전 9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라는 건데. 지금 탄핵 여부가 언제쯤 결정될 것이냐. 3월 전후가 유력하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잖아요.

[앵커]

그래서 지금 탄핵이 인용되면 대선은 4월 말에서 5월 초에 치러질 것이다라고 예상을 하고 있고요.

[기자]

다 예상이죠. 그래서 그때부터 90일을 한번 역산을 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1월 말에서 2월 초에는 모든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앵커]

1월 말이면 이번 주나 다음 주 아니겠습니까? 탄핵결정 전에 그 안에 권한대행을 그만둬야 한다는 거죠.

[기자]

네. 그런데 예외조항이 있습니다. 53조 2항에 선거일 전 30일까지. 이건 보궐선거에 해당됩니다. 대통령이 만약 탄핵이 된다면 그러면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이 조항이 적용이 됩니다.

[앵커]

그러면 30일로 계산을 해 보면 3월 말에서 4월 초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역산을 한번 해 볼까요? 저때쯤, 그러니까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4월 전후, 물론 이것도 가정입니다. 그쯤에 그만두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앵커]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지금 대통령도 없고 권한대행도 없고 그러면 그 국정공백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그건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권한대행을 다시 시정하면 되는데요. 이거 한번 보시죠. 대통령이 없다. 그러면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합니다. 총리도 없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고요. 쭉 내려가서 아무도 없다. 그러면 맨 마지막에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돼 있습니다. 대통령의 탄핵과 권한대행 출마가 겹친다. 그래서 대통령도 없고 총리 권한대행도 없다고 한다면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을 이어받으면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말하자면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 되는 건데 직함만으로도 상당히 복잡해 보이는데요.

[기자]

복잡하죠.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그러면 어떤 직함을 갖게 되느냐. 이거 한번 보시죠. 헌법 71조와 정부조직법 12조에 의거해서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됩니다.

그리고 정부조직법 22조로는 또 다릅니다. 이건 국무총리 권한대행을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 법에 따라서는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불리게 되죠.

[앵커]

정리를 해보면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게 될 수도 있고요. 전례가 없어서 어떻게 부를지는… 만약에 이게 현실이 된다면 부르는 것만으로도, 호칭만으로도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거기에 정부조직법 19조에는 이런 규정도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부총리를 겸한다"

[앵커]

이게 다가 아니군요.

[기자]

네. 상당히 복잡해지는 거죠. 물론 맡는 직책이 많더라도 국정운영이 잘 된다면 상관은 없겠습니다마는 이런 직함의 표현에서 보듯이 어느 정도의 혼란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법적으로는 일단 출마는 가능하고… 그리고 대선 출마는 물론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권한대행을 하다가 대선에 나선 과거 사례가 있습니까?

[기자]

한 차례 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인데요. 1961년에 5.16군사쿠데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62년에 국가재건최고회의의 의장이 됐습니다. 당시 법적인 근거가 국가재건비상조치법이었는데 이걸 통해서 의장은 600일 넘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습니다.

[앵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권한대행을 했던 적이 있군요?

[기자]

저희도 취재하면서 뚜렷이 알게 됐는데. 1963년에 박정희 의장은 권한대행직을 유지한 채 대선에 출마를 했고요. 제5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됐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때는 지금이랑 다르게 권한대행을 유지하고 출마를 하는 게 가능했습니까?

[기자]

아까 말씀드린 법이 조금 어려운데요. 국가재건비상조치법이 근거인데요. 그때 이 법은 헌법보다 우선시됐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야당에서는 선거 관련 업무까지 맡고 있는 권한대행이 그 직을 유지하고 대통령 선거에 나가는 것에 문제를 제기해서 선거 보이콧을 외치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과 법과 제도와 정치적인 상황이 매우 다릅니다. 이 사례와 동등하게 비교할 수는 없겠죠.

그럼에도 이 전례는 권한대행의 출마로 개인의 참정권이 우선이냐, 선거 공정성이 우선이냐의 논란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제가 보여드리는 이유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법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정치적 논란은 예상이 된다, 이렇게 정리를 해 볼 수가 있겠군요.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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