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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박진호의시사전망대] "검정교과서 졸속 강행, 유사 국정교과서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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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

-국정교과서 졸속, 부실 교과서 될 가능성 굉장히 커
-국정교과서 1년 안에 강행? 의도 너무 뻔해 집필 거부
-최순실 직간접 관여된 국정교과서 집필 불가
-정부 국정교과서 강행, 학생들 가장 커다란 피해
-국정교과서는 불량교과서, 학생들 미래 망치게 될 것
-국가와 민족 미래 위한 교육과정 개정해야
-국정화 찬성 새누리˙바른정당, 구태의연한 모습 안타까워


▷ 박진호/사회자: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기 위한 국정교과서 금지법이 지난 20일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 했습니다. 또 이 날 고등학교 한국사 검정교과서 필자협의회가 검정교과서의 집필 거부를 선언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국검정 혼용 일정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설 연휴가 끝난 뒤에 국정교과서 최종본과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 등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혀서 충돌이 예상되는데요. 집필진 측의 동국대 한철호 교수님이 전화로 연결 돼 있습니다. 한 교수님, 안녕하세요?

▶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

네, 안녕하세요. 한철호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다음 주에는 중학교 검정 역사 교과서 집필하시는 교수님들도 집필 거부 선언을 하신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집필 거부에 나서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

네, 우선 무엇보다도 현재 집필을 강행하는 것 자체가 올바른 교과서, 양질의 교과서가 아니라 졸속 또 부실 교과서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입니다. 교육부가 지금 1년 만에 무려 집필, 검정, 배포까지 다 강행하겠다는 것이거든요. 저희가 여태까지 교과서를 쓸 때는 1년 이상의 집필 기간, 1년 간의 검정 기간 이런 것들을 거쳤는데 이것을 1년 안에 모두 강행한다는 것 자체가 교육부가 대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하려는가가 너무 뻔히 드러나서 저희들이 집필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국정 교과서의 문제점은 여러 차례 지적이 됐는데, 사실 청취자 분들도 궁금하신 게 국정 교과서가 있다고 해도 검정 교과서는 교수님들 판단대로 쓰시면 되는 게 아닌가요?

▶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

그런데 지금 저희가 이런 기간이라든가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국정 교과서를 쓰게 했던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 되는 것이 2015 교육 과정이라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은 누누이 지적됐듯이 청와대가 직접 관여하고 제시하고 심지어는 국정 농단의 주범이라고 지금 여겨지는 최순실까지도 직,간접적으로 관여되어 있다고 하는 건데요. 국정 교과서가 학생들의 역사적인 상상력, 사고력, 비판력 또는 역사 교육의 본질을 실현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도 된 것이 아니라 특정 위종자, 특정 세력들의 홍보 내지 특히 ‘박정희 찬양 교과서다’라고 일컬어질만큼 굉장히 내용상으로도 문제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전혀 바꾸지 않고 그런 기조가 관철될 수 있도록 한 기준에 의해서 교과서를 집필하라고 하라는 게 더욱 더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검정으로 쓰더라도 교육부가 아주 강력한 검정을 호언하고 있거든요? 이런 검정 과정을 통해서 국정과 버금가는, 또는 국정과 다름없는 유사 국정 교과서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지금 학자 분들이 집필 거부를 선언하신 상태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강행 하겠다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충돌이 생기면서 상당히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려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

지금 가장 커다란 피해를 입는 것은 저희 학생들입니다. 학생들이 그야말로 올바른 역사교육, 바른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역사의식을 가져야되는데 특정 세력의 의도에 의해서 학생들의 정치 도구화, 내지는 국정의 가장 기본적인 입장이 특정 사실이라든가 주관을 갖다가 학생들에게 주입 시킴으로써 학생들의 사고방식을 획일화시키는데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학생들의 일생을 결정할 지도 모를 중요한 역사 교육에서 불량 교과서가 학생들의 미래를 망치게 될 가장 커다란 염려가 되고요. 또 이제 교육부에서 국정을 보급하기 위해서 연구학교를 지정하고 거기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겠다, 이래놔서 학교 현장에서도 분열 내지는 혼란, 또는 서로의 갈등을 조장할 가능성이 매우 커서 또 그 피해를 학생들이 고스란히 받지 않을까 해서 염려가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결국 그럼 교수님들이 주장하신 거는 집필 기준을 전면 개정하고 최소 집필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말씀이죠?

▶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

네, 그렇습니다. 국정 자체가 누누이 지적됐지만 이게 독재 국가라든가 전체주의 사회에서나 시도 됐던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그거 자체가 국정 자체를 우선 폐기해야 되고, OECD 국가 중에서 지금 국정하는 나라가 저희밖에 없거든요. 더군다나 잘 아시다시피 북한 같은 독재국가나 사용하는 국정을 왜 정부가 추진하려고 했는지 그 의도부터 너무 분명하게 드러난 건데요. 또 지금 지적 했듯이 최소한의 좋은 교과서, 양질의 교과서를 쓸 수 있는 집필 기간 그리고 검정기간을 보장하고 올바른 교과서가 되기 위해서는 현행 교육 과정 자체를 다시 한 번 역사교육계와 학계의 중지를 모아서 학생들을 위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한 교육과정으로 바꿈으로써 좋은 기준 아래 좋은 교과서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입장에서 그런 행동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교수님 아시겠지만 지금 국정교과서 금지법이 일단 국회 교문위를 통과를 했구요. 이것이 정부에는 상당히 압박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보수 정당들은 여전히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

진짜 안타깝습니다. 이게 역사 교과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 교육의. 다른 교육도 그렇지만요.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이런 것들이 보장이 돼야 되거든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금까지 많이 역사 교육이 휘둘려왔는데요. 좀 좋은 선례를 더 남겨서 정치권이 우리가 발전하는 모습들을 보여야 되는데 아직까지도 구태의연한 모습을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있어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지금 국정교과서를 반대할 뿐만 아니라 현재 나왔던 여러 가지 잘못된 모습들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음에도 교육부가 아직도 제자리를 못 찾고 있습니다. 특히 국회에서도 이정도 되면 새로운 역사교육을 위해서 여야 가릴 것 없이 힘을 합해야 하는데 지금 교문위에서는 통과가 됐더라도 법사위에서 그것을 신속하게 처리할 생각을 안 한다,라는 목소리가 지금 들리고 있고요. 그것을 정쟁의 하나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우리의 미래를 좋지 않은 쪽으로 결정짓는 일이 없기를 저는 기원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역사학자 분들이 굉장히 좀 답답하신 것 같습니다.

▶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

아, 답답할 뿐만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지금 답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네, 지금까지 동국대학교 한철호 교수와 얘기 나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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