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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케이블 '지역채널' 제작 현장 가보니..지역성이 답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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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로드 강서방송 특별 모금방송 참관

지역민 소식은 물론 자체 제작 콘텐츠 場 역할

방송·미디어 업계 등용문 역할도 '톡톡'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가입자 감소, 정부의 케이블TV 권역 폐지안 제시 등으로 지난해 홍역을 치렀던 케이블TV 업계가 지역성 강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 지역 채널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케이블TV 고유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케이블TV는 경쟁 유료방송인 IPTV나 위성방송과 달리 지역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케이블TV의 영업 지역을 인정한 방송법에 근거해 각 케이블TV 방송사(SO)들은 의무적으로 지역채널을 운영해야 한다. 지역마다 채널 번호가 다르나 1번, 4번에서 지역채널을 볼 수 있다. 제주KCTV처럼 시장점유율이 높은 SO는 지역채널을 7번으로 설정했다.

◇케이블 지역채널, 지역민 행사와 표현의 場 자리매김

체감온도 섭씨 영하 10도였던 지난 17일 티브로드 강서방송의 특별모금방송 제작 현장을 찾았다. 티브로드는 새해를 맞이해 17일(강서구민회관)과 18일(대한적십자사 서을특별시지사 2층 문화관) 특별 모금방송을 진행했다.

이 행사는 티브로드가 새해 1월에 하는 지역 행사다. 티브로드는 지역내 사회 공헌 활동의 하나로 특별 모금방송을 제작한다. 행사 주체는 지역민들이다. 공연부터 모금 활동까지 지역민이 한다. 모금된 성금과 성품은 지역 취약 계층을 위해 쓰인다.

2015년 특별 모금방송에서는 1억2700만원, 2016년에는 1억3800만원 규모의 성금과 성품을 모았다. 행사에는 지역 구청장을 비롯한 기관 단체장, 국회의원, 시·구 의원들이 참석했다.

행사장은 시작 티브로드 방송 제작진과 지역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지역 자원봉사자들은 우장홀 앞에 책상을 설치했다. 참가객들이 축사를 적는 방명록이 놓였다. 모금함도 책상 위에 설치됐다.

모금함 옆에는 포토존이 세워졌다. 포토존에는 쑥스러운 모습의 중년 남성이 사진을 찍었다. 이 모습을 본 다른 참가객들은 박장 대소를 했다.

우장홀 안에는 행사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빨간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우리 이웃에서 볼 수 있는 옆집 아주머니, 젊은 새댁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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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로드 관계자는 “지역채널은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지역민들에게 있어 자기계발의 장(場)이 되기도 한다”며 “지역을 주제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등을 적극적으로 방영해주는 역할을 채널은 지역채널이 유일하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티브로드는 (사)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와 지역민의 방송참여 및 지역방송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주,인천,동서울,대구,수원 등 티브로드 권역 내 지역미디어센터가 협력해 지역민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지역채널을 통해 방송하고 있다.

◇방송·미디어 업계 일자리↑ 기여

우장홀 바깥에는 티브로드의 방송제작·송출 장비를 싣고 다니는 승합차가 세워져 있었다. 티브로드 서울 지역내 지역 방송 제작을 담당하는 김무겸 PD가 행사장 안팎을 다니고 있었다. 김 PD는 ‘서울의 골목을 찾다’라는 서울시 지역 다큐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김 PD는 “케이블TV가 운영하는 지역채널이 지역민들은 물론 언론·미디어 지망생들을 위한 등용문이 될 수 있다”며 “방송미디어 종사자들에 일할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와 같이 일했던 제작진 몇몇은 종합편성채널이나 채널사업자(PP)로 이직했다. 연극영화과 출신인 김 PD는 9년째 지역 채널에서 일하고 있다. 뒤늦게 입문한 방송계지만 지역채널은 김 PD에 생활의 안정을 제공했다.

실제 지역 채널에는 적지 않은 수의 미디어 업계 종사자가 일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 PD, 기자, 아나운서 등이다. 티브로드가 운영하는 서울 지역채널만 해도 40여명이 방송 제작 일에 종사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6방송산업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12월말 기준 케이블TV내 지역채널 기자 수는 292명이다. 전체 케이블TV 고용 인력(4503명)의 6.3%다. PD는 203명, 아나운서 42명이다. 카메라, 영상, 음향, 조명 등 방송 제작 인력 수는 201명이다.

지역 민방·라디오까지 합한 지상파 방송사 전체 기자 수(2015년 기준 2335명)나 PD(2391명)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보도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을 포함한 방송채널 사업자(PP)의 기자직(1363명)과 비교해도 5분의 1 정도다.

그러나 방송 미디어 업계 채용문이 좁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케이블 지역채널은 지상파와 PP를 제외하면 TV방송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기자와 PD, 아나운서 직군을 뽑는 매체다. CJ헬로비전 양천방송에서 아나운서로 일하는 이지예 씨는 “일할 수 있는 곳이 갈수록 줄고 있다”며 “그나마 지역 채널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케이블 지역채널내 기자·PD·아나운서·제작 직군도 꾸준히 증가세다. 2015년 12월 기준 지역채널 방송 제작 종사자(기자·PD·아나운서·제작) 수는 735명으로 5년 사이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케이블TV의 가입자 수는 1508만명(2010년)에서 1442만명(2015년)으로 4.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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