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 국장과 중앙일보가 17일 용산구 동부이촌동 카페에서 최순실씨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우상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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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박영수 특검팀에서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만난 노태강(57)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은 굵은 눈물을 훔쳤다. 지난 3년간의 억울함과 답답함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눈물이었다. "특검 수사는 문체부를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인데 방해될까 걱정"이라는 그를 설득해 지난 16일 만났다.
지난 11일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에 들어서는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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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관심사항’이던 프랑스장식미술전이 문제였다. 한-프랑스 교류 13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와 공동으로 준비하던 이 전시에 노 전 국장은 김영나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장과 함께 반대 의견을 냈다. 노 전 국장은 "명품브랜드 제품을 전시해달라는 프랑스의 요구가 부적절하다 판단했다. 특정 사치품을 전시하는 것은 국립박물관의 성격과도 맞지 않고 자칫 국립박물관이 명품 브랜드 홍보관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권고 사직이 대통령의 하명이란 건 나중에 알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 3월 전시회 무산 경위를 보고 받은 박 대통령은 노 전 국장을 콕 찝어 "그 사람 아직도 (문체부에) 있어요?"라며 사실상의 경질 지시를 내렸다는 게 복수의 문체부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 국장과 중앙일보가 17일 용산구 동부이촌동 카페에서 최순실씨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우상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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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박원오 감독이 무슨 이야기를 했나.
Q : 그럼 청와대에서 ‘박원오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한 건 박원오의 민원을 들어달라는 의미였나.
A :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박원오라는 사람 자체가 진실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해 박원오의 민원 내용을 빼고 ‘승마협회를 포함해 체육계 전반의 임원진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모철민 수석에게 올렸다. 보고서를 올리고 하루 뒤에 바로 박원오씨가 당시 진재수 체육정책과장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보고서를 그딴 식으로 쓰면 어떻게 하냐.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했다더라”
실제로 노 전 국장은 '가만두지 않겠다'던 박 전 전무의 예고대로 한달여 뒤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발령받았다. 박 대통령이 당시 유진룡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들여 '노태강·진재수' 두 사람을 "참 나쁜 사람"이라고 지적한 뒤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는 "공무원이 일을 잘한다 못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나쁘다' '좋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올린 보고서가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던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직접 나서 명예회복 방법을 찾아보겠다는데 받아들일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노 전 국장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는 "진정한 명예회복은 내가 체육국장에서 좌천된 일부터 정확하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설명을 해 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혹시 또 어떤 자리를 마련해준다는 의미라면 그건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는 언사라고 생각한다고 답해줬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한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오른쪽). 왼쪽은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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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한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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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집사람은 남편이 공무원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살아온 사람이다. 체육국장직에서 경질될 때 가장 큰 고민은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두 딸에게 어떻게 설명해주느냐였다. ‘아빠는 공무원인데, 아빠보다 높은 사람하고 의견이 조금 다른 상황이다. 생각을 굽힐 수 없어 다른 곳으로 가는거지 절대 잘못한 일은 없다. 아빠는 너희들 앞에서 언제나 당당하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정진우 기자 dino87@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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